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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851937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9-04-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_ 시간과 세대를 가로질러
미래에서 온 까망, 과거에서 온 빨강(프레드릭 브라운, 『미래에서 온 사나이』)
기둥 뒤에 사람 있어요(코니 윌리스, 『화재감시원』)
세대 차 너머의 사랑(케이트 윌헬름,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살아 내야 하는 삶(커트 보니것, 『제5도살장』)
2부 _ 사회, 종교 그리고 과학
과학은 어떻게 활극이 되는가(제임스 P. 호건, 『별의 계승자』)
과학을 두르고 신이 되다(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
너희 신에게 본때를 보여라(조지 R. R. 마틴, 「샌드킹」)
쌀알도 벽돌도 없이 지옥에 가진 않을 것(맥스 브룩스, 『세계대전 Z』)
사회체제와 일하는 사람에 관한 고도의 사고실험(어슐러 K. 르 귄, 『빼앗긴 자들』)
3부 _ 인간의 육체 인간의 정신
나, 이토록 신체적인 존재(아서 C. 클라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추억의 호더(테드 창, 「네 인생의 이야기」)
거짓말의 효용(아이작 아시모프, 『아이, 로봇』) 109
할머니의 난꽃 향(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119
4부 _ 사람이라는 희망
살아 돌아와 줘서 고마워(앤디 위어, 『마션』)
마지막 한 걸음의 동력(제프리 A. 랜디스, 「태양 아래 걷다」)
이불 속 하이킥을 덜 하는 방법(존 스칼지, 『유령여단』)
마음의 빈 곳을 채우는 것들(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5부 _ 차이를 넘어 어울려 살기
진짜의 시선(필립 K. 딕,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이질성과 함께 가기(할 클레멘트, 『중력의 임무』)
통조림의 안과 밖(엘리자베스 문, 『어둠의 속도』) 177
좀비들의 도시에서 살아남기(리처드 매드슨, 『나는 전설이다』)
착각은 자유지만 실례는 금물(앤 레키, 『사소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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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코니 윌리스의 인물들은 대체로 선량하고, 평범하고, 생생하다. 빛나는 슈퍼히어로 대신 저마다 단점이 있는 내 친구 같고 이웃 같은 인물들이 우르르 나와 좌충우돌을 벌이기 때문에 일견 작고 호들갑스러운 소동극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기실 작가가 이 시리즈를 관통시키고 있는 주제의식은 그렇게 한없이 가볍기만 한 것이 아니다. 흑사병이 돌던 중세, 평온하던 빅토리아 시대, 그리고 20세기 전쟁 당시의 인간 군상 속으로 주인공들을 깊숙이 침투시켜서 말을 시키고, 장난을 걸고, 소동에 휩쓸리게 하면서 반복적으로 증명해 내는 건, 인간의 역사가 도감의 연표에서 보듯 깨끗하고 무미건조하게 정돈된 데이터가 아니라, 살아 숨쉬고 다투고 사랑하고 오해하고 희생을 무릅쓰던 ─ 그러니까 내 친구 혹은 당신 친구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구체적인 삶들의 구성체라는 사실이다.(“기둥 뒤에 사람 있어요 _ 코니 윌리스 『화재감시원』” 중에서)
그런데 여기서 뒤집어 생각하면, 다른 세대와의 소통이 다른 별 외계인과의 소통보다 쉬울 건 뭔가 싶어지는 거죠. 살아온 경험, 접해 온 환경, 전혀 다른 조류 속에 다른 세계관을 형성해 온 주체를 대면한다는 점에서 아래나 윗세대를 만나는 건 외계인을 대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던가요. 닮은 외모에 같은 언어를 쓴다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고요. 동질성에 대한 쓸데없는 기대를 불러일으키니까요. / 먼 미래 언젠가 우리가 말머리성운으로부터 날아온 외계인을 만날 때, 입 대신 귀를 펄럭여 대화하거나, 산소가 아닌 유황을 호흡하거나, 집채만 한 유동질의 신체를 가졌다고 해서 ‘사람도 아니야’라는 경멸부터 냅다 내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별에서 진화했으니, 저런 존재가 되었을 거라고 이해 먼저 하려 하겠지요. / 딱 그런 자세로 다른 세대를 이해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전쟁의 공포를 체화한 사람들의 감정 기작이 어떻게 저랑 같겠어요? 손끝 터치로 소리와 영상을 불러내는 법을 태어나면서부터 익힌 아이들의 시냅스 연결은 제 뇌와 또 많이 다를 텐데요.(“세대 차 너머의 사랑 _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중에서)
영화로 먼저 본 작품을 소설로 읽을 때 가장 곤란한 건 불필요한 시각 이미지들이 독서에 난입한다는 점이다. 그 이미지들은 콘텐츠 외적인 맥락을 줄줄이 매달고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소설을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감상하는 데 치명적인 장애가 된다. 『마션』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맷 데이먼이었다. 영화를 미리 봐 버렸기 때문에 나는 마크 와트니를 맷 데이먼의 얼굴로밖에 상상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맷 데이먼이 해석하고 연기해낸 버전의 마크 와트니에게는 아무 유감이 없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마크 와트니의 모습에는 조난당하고 구출받기 전문 배우로서의 맷 데이먼의 필모그래피가 젖은 신문지처럼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살아 돌아와 줘서 고마워 _ 『마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