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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7313618
· 쪽수 : 460쪽
· 출판일 : 2023-01-01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사진 속의 여인
데보라의 목소리
제1부 삶
검진 1951년
클로버 1920~1942년
진단과 치료 1951년
헬라의 탄생 1951년
“시커먼 게 몸 안 가득 번지고 있어 ”1951년
“어떤 아줌마 전화야” 1999년
세포 배양의 생과 사 1951년
“정말 비참한 환자다” 1951년
터너스테이션 1999년
길 건너편 저쪽 1999년
“고통의 악마 그 자체 ” 1951년
제2부 죽음
폭풍 1951년
헬라 세포 공장 1951~1953년
헬렌 레인 1953~1954년
“기억하기엔 너무 어렸을 때 ” 1951~1965년
“한곳에서 영원히” 1999년
불법적이고 부도덕하며 개탄스러운 1954~1966년
“정말 해괴한 잡종” 1960~1966년
“이 세상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 ” 1966~1973년
헬라 폭탄 1966년
심야 의사 2000년
“그녀는 명성을 얻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 1970~1973년
제3부 불멸
“그게 아직 살아 있대요 ” 1973~1974년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 ” 1975년
“누가 내 비장을 팔아도 좋다고 했습니까?” 1976~1988년
프라이버시 침해 1980~1985년
불멸의 비밀 1984~1995년
런던 이후 1996~1999년
헨리에타 마을 2000년
제카리아 2000년
죽음의 여신, 헬라 2000~2001년
“저게 다 우리 엄마 ” 2001년
흑인 정신병원 2001년
진료 기록 2001년
영혼 정화 2001년
천상의 몸 2001년
“겁먹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 2001년
클로버로 가는 먼 길 2009년
그들은 지금 어디에
에필로그 헨리에타 랙스, 못다 한 이야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누가 찍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 사진은 온갖 잡지, 과학 교과서, 블로그, 실험실 벽에 수없이 등장한다. 보통 '헬렌 레인'이라고 하지만, 아예 이름조차 밝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녀는 간단히 헬라HeLa라는 코드명으로 불린다. 이것은 숨이 멎기 고작 몇 달 전 그녀의 자궁경부에서 떼어낸 세포, 세계 최초의 불멸 인간 세포에 붙여진
이름이다.이 여인의 진짜 이름은 헨리에타랙스다.
오래도록 그 사진을 들여다볼 때마다 그녀의 삶은 어땠을까, 남겨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의 세포가 수조 개씩 포장돼 세계곳곳의 실험실에서 사고 팔리며 영생을 누리고 있음을 알면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했다. 인간이 우주로 처음 나갈 때 인간 세포가 무중력 상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하기 위해 자신의 세포를 가져갔다는 것을, 또 소아마비 백신, 항암화학치료, 세포 복제, 유전자 지도,체외수정 등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의학 발전에 자신의 세포가 크게기여했음을 알면 어떤 기분이 들지 상상했다. 몸속에서 자랄 때와는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세포가 실험실에서 자라고 있다고 알려준다면 그녀는 기절초풍할 것이다.
오늘날 정확히 얼마나 많은 헨리에타의 세포가 살아 있는지는 알수 없다. 어떤 과학자는 지금까지 배양된 헬라 세포를 무게로 따지면5천만 톤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간호사가 브랙 판을 스테인리스 받침 위에 올려놓았다. 다른 간호사가 헨리에타를 휠체어에 태워 2층에 있는 조그만 흑인 전용 수술실로 데려갔다. 스테인리스 수술대 위로 커다란 전등들이 강렬하게빛났다. 수술 팀은 모두 백인이었다. 모두 흰 가운을 입고, 흰 모자,마스크, 수술용 장갑을 착용했다. 헨리에타는 전신마취 상태로 방 한가운데에 놓인 수술대에 누웠다. 집도의인 로런스 와튼 주니어Lawrence Wharton Jr.는 등받이 없는 동그란 의자에 앉아 그녀의 다리사이에 자리잡았다. 그는 헨리에타의몸속을 자세히 살핀 후, 자궁경부를 벌려 치료 준비를 했다. 누구도 사전에 그녀에게 테린드가 자궁경부암 조직을 모으고 있다고 알리거나, 조직 기증 의사를 묻지 않았다. 와튼은 먼저 날카로운 칼로 자궁경부에서 10센트짜리 동전만 한조직 두 개를 떼어내 유리접시에 담았다. 하나는 암에서, 다른 하나는 근처의 정상 자궁경부에서 채취했다.
그 후 라듐 튜브를 헨리에타의 자궁경부 안쪽에 밀어 넣고, 적당한위치에 꿰매어 고정했다. 자궁경부 바깥 표면에 라듐판을 고정하고,맞은편에 다른 판을 고정했다. 라듐판이 암 조직과 계속 접촉하도록거즈 뭉치를 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헨리에타가 퇴원하고 이틀 후, 메리는 시험관 바닥에 붙은 혈괴 주변에 달걀 프라이의 흰자처럼 보이는 작은 반점들을 발견했다. 세포들이 자라고 있네! 하긴 다른 세포들도 얼마간 생존한 적이 있었지.메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헨리에타의 세포는 단지 생존한 것이 아니라 가공할 속도로 자랐다. 다음날 아침에는 흰자 같은 반점들이 두 배로 늘어나 있었다. 메리는 세포들이 자랄 공간을 넉넉히 주기 위해 다른 두 개의시험관으로 분주分株했다. 24시간 후 반점은 또 두 배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네 개의 시험관에, 다음에는 여섯 개의 시험관에 분주했다.그때마다 헨리에타의 세포들은 금세 자라나 메리가 마련해준 공간을 바로 채웠다.
하지만 가이는 폭죽을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그러다가도 언제 죽을지 모르지." 그가 메리에게 말했다. 세포들은 죽지 않았다. 지금껏 본 것들과 달리 계속 자랐다. 세포 수는 24시간마다 두 배로 불어났다. 수백 개 위에 또 수백 개가 쌓이며 금세 수백만 개가 되었다."잡초처럼 번지네!" 마거릿이 말했다.
암세포는 헨리에타의 정상 세포보다 스무 배나 빨리 자랐다. 헨리에타의 정상 세포는 메리가 배양을 시작한 지 며칠 만에 죽어 버렸지만, 암세포는 먹을 것과 누울 곳만 있으면 결코 성장을 멈출 것 같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