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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건강정보 > 건강에세이/건강정보
· ISBN : 9791187387015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16-08-09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나가세 후미오(전일본민의련 부회장)
추천사 양길승(원진직업병관리재단 이사장)
한국어본 서문 나가사키 키요에中崎淸?
첫 번째 이야기 사사지마 요시로笹嶋吉?의 마지막 소망
두 번째 이야기 이무라 마사카주伊村正和의 마지막 소망
죠호쿠 병원城北病院 이야기 ‘웃으며 죽을 수 있는 병원’의 진실
세 번째 이야기 야시키 키요코屋敷淸子의 마지막 소망
네 번째 이야기 마츠무라 카즈오松村和夫의 마지막 소망
다섯 번째 이야기 오쿠야 미야코奧谷宮子의 마지막 소망
여섯 번째 이야기 혼다 노리코本多典子의 마지막 소망
맺는 글 오오노 겐지大野源次, 죠호쿠 병원 원장
한국의 독자들께 오오노 겐지
일본어본 서문 츠지모토 쇼헤이?本昌平, 나가사키 키요에中崎淸?
(TV 가나자와 보도제작국)
역자 후기 박찬호
책속에서
II 한국어판 서문
‘사람’을 우선하며 돌봄을 실천하는 의료 (나가사키 키요에)
본서는 TV 가나자와가 제작하고, 2008년 6월에 니혼 TV의 「NNN 다큐멘트 ’08」에서 전국에 방송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웃으며 죽을 수 있는 병원」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보완 취재하고, 또 방송에 포함되지 않았던 다른 환자에 대한 내용도 취재해서 기록한 말기 환자와 병원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은 생각지도 못했던 인연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2007년 9월에 걸려온 한통의 전화가 계기였다. 수화기를 들자 귀에 익은 중년 여성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업을 중단하고 있던 ‘야요이’라는 가게의 안주인, 사사지마 요시코 씨였다. 남편인 가게 주인 사사지마 요시로 씨는 ‘남자는 쓸데없이 말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사람이었지만, 부모와 같이 온 아이들에게는 얼굴 가득한 미소로 대해 주는 요리사이다. 그런 남편을 밝고 싹싹한 대응으로 지원해 주는 분이 부인 요시코 씨였다. 요시코 씨는 단도직입적으로 ‘남편이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얼마 남지 않았다는 고지를 받아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어 보니 누나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어요. 이번에 누님과 연락이 돼서 만나기로 했습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요시코 씨의 말인 즉 ‘말기 암 환자인 남편이 의사 선생님 등 병원 직원들과 함께 누나를 만나기로 했으니 누나와 만나는 일을 뉴스에 보도해 달라’는 정보 제공이었던 것이다. ‘돌아가시더라도 영상이 있으면 남편과 만날 수 있겠다’는 부인의 간절함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매우 개인적인 내용이었다. 기자인 나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자문자답하면서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서 이런 전화를 했나 봅니다...’라며 데스크와 상담했는데 ‘어디에도 뉴스는 있다, 현장에서 확인하는 쪽이 좋겠다.’고 논의되면서 취재를 결정했다. 선술집 주인이 누나와 만나는 영상은 ‘말기 암 환자의 웃는 얼굴과 눈물이 정말 감동적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우리 가까운 주변에 감동을 주는 뉴스가 있다는 것에 우선 놀랐다. 그래서 그 후 계속 취재를 하고 싶어 환자의 희망을 들어 주는 병원에 카메라를 들고 찾아가기 시작했다.
취재를 하는 중에, 일본 전국적으로 병원의 반 이상이 적자 경영 상태이고 인력도 부족한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병원도 경영상의 어려움을 안고 있을 텐데, 직원들은 근무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휴가 등을 이용해서 무상으로, 환자들이 원해서 외출하는 ‘행차’를 약 40년 동안 계속 지원해 온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둔 환자의 소망은 ‘집에 돌아가고 싶다’, ‘가라오케에 가고 싶다’, ‘생맥주를 마시고 싶다’, ‘드라이브를 하며 단풍 보러 가고 싶다’ 등 실로 다양하다.
병원 직원들은 환자의 소망을 듣고 산소호흡기 등 예상되는 응급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소원을 들어 주었다. 학수고대하는 날을 맞이한 환자들은 숨쉬기도 어려운데 표정은 부드러웠으며, 때때로 미소도 볼 수 있었다. 동행했던 간호사나 직원들은 야근을 마치고 참여하거나, 혹은 휴무일을 선택해 지원하고 동참했다. 사복으로 갈아입고 흡사 가족처럼 신명 나서 준비하면서도,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만은 아주 주의 깊게 관찰하곤 했다. ‘무사히 다녀와서 다행입니다!’고 기뻐한 며칠 후에 환자를 떠나 보내게 되면, ‘치료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저희로서는 어쨌든 최소한 웃으며 가실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이 최선입니다’는 마음이 ‘행차’에 관계했던 사람들의 생각이다.
매일 바쁜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서도 ‘환자의 웃는 얼굴이 우리가 왜 의료라는 업무에 종사하는지, 일깨워줍니다.’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이렇게 취재를 정리하고 10개월 후인 2008년 6월, 니혼 TV의 히가사 아키히코 프로듀서가 ‘웃으며 죽을 수 있는 병원’이라고 제목을 붙여 「NNN 다큐멘트 ’08」을 전국에 방송할 수 있었다. 심야에 방송된 것이지만, 환자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미소와, 내레이션을 담당해 준 야규 히로시의 차분하고 정다운 말투가 호감을 사 시청자들로부터 ‘감동했다’, ‘아버님 일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 ‘이런 병원이 가까운 곳에 있으면 좋겠다’는 등 많은 소감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저명한 인사들이 전국 신문에 칼럼을 써 주기도 했다. 지방 방송국이 제작한 프로그램으로서는 매우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었고 갤럭시상?장려상, 일본 민간방송연맹상 중부북부내륙 지구 심사회?심사위원 특별상, 일본방송작가협회 중부TV 대상? 최우수상까지 받았다. 그 후 출판을 목적으로, 방송으로 나간 내용 이외에도 네 분의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해서 2009년 10월에 책을 발간하였고, 2015년 8월에는 표지를 새롭게 꾸며서 재발간했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에서 출판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기쁘게 생각했다. 일본의 이시가와 현 가나자와 시라는 지방 도시에 환자와 함께하는 ‘참된 의료’가 있다는 사실을 한국의 많은 독자 분들이 알아준다면 매우 큰 기쁨이 될 것이다. 말기 환자를 앞에 두고 ‘의료란 무엇인가’를 모색하는 의사나 간호사들의 실화인 이 책은 ‘사람’을 우선하며 돌봄을 실천하고 있는 의료인들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