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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039241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8-08-2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회사-집 쳇바퀴에서 내려오다
Part 1 다녀온다고 인생이 바뀌진 않겠지만
어쩌면 두려움 따위 핑계였는지도
처음 만나는 풍경, 다르게 흐르는 시간
길 좀 잃으면 어때
미대 오빠 카덱의 그림 수업
우리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까
원터치 모기장, 날 지켜줘
해삐이~ 에브리띵즈 굿
나를 찾아가는 시간
여기, 우붓에서 살고 싶다
머리보다 마음을 편들기로 했다
어느 날의 물벼락
스승 따위 필요 없어요
숨겨진 아름다움에 눈뜨려면
당신은 언제나 옳아요
두 바퀴 돌았으니 이걸로 족합니다
난 왜 나에게 상처 줬을까
마음까지 씻기니 눈물이 핑
바로 그거야, 인생을 소풍처럼
또 만나요, 푸남
우쿨렐레는 잃어버렸지만
Part 2 다시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
돌아오고야 말았다
나를 반겨주는 참푸한
그래요, 나도 그 아침을 알아요
자연이 보존된 몽키 포레스트
반전의 감동, 레공 댄스
모두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을 뿐
어렸을 땐 몰랐던 것들
흥과 웃음이 흐르는 강
한여름 밤의 축제
감각을 깨우는 마법의 세계
문틈은 왜 띄워뒀나요?
나만의 미술관 투어
흔히 볼 수 있는 다섯 가지
잊을 수 없는 나방의 날갯짓
내가 평생 함께할 사람은 바로 나
최면 걸듯 홀리는 케착 댄스
괜찮은 척해서 미안해
귓가에 남아 있는 노래
시시한 행복이 거기 있었다
에필로그 벌써 세 번째, 사랑한다!
우붓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디선가 날아온 물 폭탄이 내 뺨을 후려쳤다. 일면식도 없는 다른 보트 가이드가 능청스럽게 장난을 친 것이었다. 따로 돈을 주고 배웠는지 납작한 노에 한껏 물을 퍼서 정확하게 면전에다 물 폭탄을 쏘았다. 나는 아무리 물을 퍼 담으려 해봐도 노의 납작한 면으로 물이 줄줄 다 흘러내렸기 때문에 뒤늦게 호탕한 체하며 일부러 맞아주는 척했다. 그러면 그만할 줄 알았는데 나를 만만하게 봤는지 연속으로 물 폭탄을 쏴대는 바람에 아이라인이 시커멓게 번져 오리너구리가 되었다. 혹시나 지루할까 봐 손수 물을 퍼부어주는 모양이었다. 확실히 효과는 있어 보였다. 모두들 “노! 노!” 하면서도 입은 엄청 크게 웃고 있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만나면 반가워서 물 폭탄, 멀어지면 아쉬워서 또 물 폭탄을 쏘아대니 모두 행복한 얼굴이 되었다.
그런데 우붓 사람들은 도대체 왜 문틈을 띄워둔 걸까? 나는 나무로 둘러진 두 개의 유리 미닫이문에 있는 1센티미터의 틈을 바라보았다. 한국에선 방충망이 필수고, 혹시나 문에 조금이라도 틈이 벌어져 있다면 그건 부실공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붓은 그렇지 않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창문 틈으로 버젓이 들어오는 찌짝과 눈이 마주쳐 놀랄 수 있다(내가 그랬다는 건 아니다). 얼핏 보면 유리로 막힌 곳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드시 틈이 있다. 아예 조각 장인이 예술적으로 뚫어놓은 문도 봤다. 한 잎 한 잎 조각된 꽃잎 모양의 구멍 사이로 모든 종류의 벌레가 자유롭게 드나드는 게 가능해 보였다. 카페나 식당 같은 곳은 아예 뻥 뚫려 있다. 벽도 유리문도 없이 네 개의 기둥 위에 지붕 하나 얹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