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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8710072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8-03-26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나는 포로다
유격대장 김달삼
특종
쪽방촌에 내리는 눈
여량여인숙
여량
김달삼 모가지 잘린 골
그들이 머문 자리
남대리
녹전
만항
제주 벚꽃
4·3, 그날의 기억들
유채꽃다방
추사의 사람들
폐기된 평화
백비
시립병원
방북 신청
퀸카의 결혼
조중혈맹주
비밀 사업
단동 유람
경계의 땅, 압록
위험한 여행
급보
덕재
아우라지강
해설
풍화하는 해방 공간에 맞선 정치적 상상력/ 고명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해설 「풍화하는 해방 공간에 맞선 정치적 상상력」 중에서
강기희의 장편 《위험한 특종》은 4·3 항쟁의 초기 무장대를 지휘한 사령관 김달삼의 정체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의 여러 증언에서도 드러나듯이, 김달삼에 관한 가장 기본적 기록, 가령 출생과 죽음 시기가 제 각각이다. 특히 김달삼의 죽음과 연관된 기록들은 어느 것을 신뢰해야 할지 모호할 따름이다. 심지어 김달삼의 죽음 자체에 대한 의문까지 꼬리를 물고 있다. 해방 공간의 혼돈과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분단 체제의 질곡 속에서 김달삼의 정체는 특히 한국 사회에서 심하게 왜곡된 채 역사의 풍화를 겪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4·3의 역사적 진실과 결부된 김달삼에 대한 역사의 평가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김달삼의 정체와 관련한 문제는 결단코 접근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 볼 때 강기희의 《위험한 특종》은 제명에서 뚜렷이 드러나듯,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음습한 금단의 영역으로 남겨둠으로써 역사의 수면 위로 호명되어서는 안 될 사실과 그 사실의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는 서사적 모험을 감행한다. 그리하여 《위험한 특종》을 읽는 동안 김달삼 개인의 정체는 물론, 김달삼과 연루된 해방 공간의 숨 가쁜 역사의 숨결(4·3 항쟁을 비롯한 태백산맥 일대 파르티잔의 활동)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분단 체제의 억압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엄연히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되, 이러한 현실에 속수무책 안주하는 게 아니라 분단 체제를 전복하고 어떠한 억압으로부터도 해방되는 세상을 향한 꿈꾸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위험한 특종》의 서사적 매혹에 흠뻑 빠지게 된다. (…중략…) 따라서 《위험한 특종》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서 기자와 최 감독의 시선을 통해 성찰해야 할 해방 공간의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이다. 그들은 애초 김달삼의 생존과 관련한 특종을 취재하기 위한 다큐 제작에 들어갔지만, 김달삼과 관련한 인물들의 증언과 사건에 가깝게 접근하면 할수록 그동안 멀찌감치 피상적으로 스쳤던 해방 공간의 삶과 시대 현실에 대해 래디컬한 인식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은 더 나아가 “그 시기 김달삼이 이루려고 했던 세상과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이상은 무엇이었을까”라는, 해방 공간의 시대에서 정작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물음에 맞닥뜨린다.
ㅡ 고명철 / 문학평론가, 광운대 국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