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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유아 > 그림책 > 나라별 그림책 > 한국 그림책
· ISBN : 9791188715053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1-09-27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뭇잎 사이로 쉬엄쉬엄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앉는 곳에 자그마한 바위가 있어요. 청솔모가 잠시 쉬어 가는 곳이고, 벌과 나비가 찾아와서 노래하는 곳이에요. 사나운 짐승들도, 분주한 사람들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그런 곳이에요. 새 소리, 물 소리, 바람 소리가 잔잔해요. 풀 냄새, 나무 냄새, 흙 냄새, 물 냄새 들이 향기롭게 흘러요. 평화로운 시간도 함께 흘러요. 너무나도 평화로워서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요.
무당벌레 한 마리가 거드름을 피우며 바위에 내려앉았어요.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왕이 왔다고 떠들어요. 모두 와서 보라고, 등에 점이 하나 있다고, 큰 소리로 떠들어요. 등에 점이 하나 있는 것은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왕이라는 증거라네요. 모두 들으라고 자꾸만 더 크게 떠들어요. 목소리는 타고났나 봐요.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낮은목소리로 노래하던 무당벌레 한 마리가 황급히 몸을 숨겼어요.
“이런 세상에, 점이 하나 있는 무당벌레가 있다니.”
동그란 등이 반짝반짝 빛나요. 정말, 점이 하나 있네요. 어찌나 거드름을 피우는지 배가 자꾸 불뚝해져요. 등에 점이 하나 있는 게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왕이니까요. 휘리릭, 바람이 지나가면서 황금빛 나뭇잎 하나를 떨어뜨려요. 폭신폭신한 것이 왕에게 딱, 어울리는 황금 방석이에요. 근사하네요. 왕은 그 위에 올라앉았어요.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앉아 반짝반짝 빛나요. 자리가 더욱 화려해져요. 이곳이야말로 왕이 머물 자리예요. 왕은 정말, 목소리가 커요. 거기 아무도 없느냐고, 여기 왕이 왔다고, 자꾸 떠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