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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176228
· 쪽수 : 84쪽
· 출판일 : 2019-08-30
책 소개
목차
그해 여름
여름 하늘
평론 | 그해 겨울은 끝이 없었다 ― 문종필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버지가 언제쯤 집에 들를는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아버지에게 책값을 타낸다고 한들, 무더위를 뚫고 십 리 길을 걸어왔다가 걸어가야만 하는 일이 또 남게 된다. 가슴이 답답하게 죄어왔다. 하릴없이 책보를 챙겨 들고 아이들 꽁무니에 붙어 교실을 나서려는데, 선생님께서 불러 세웠다. 광선아, 편지 왔다. 봉투에 혜영이 이름이 씌어 있었다. (중략) 나는 책보를 풀고 편지를 국어책 갈피에 끼운 다음 천천히 다시 묶었다. (중략) 소향리에 버리고 온 책보에 2학기 새 교과서가 들어 있었다면, 홀가분하게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칠 수 있었을까. 책보가 거기에 남았으니, 소향리 아이들이 쫓아오다 그만둔 것 아니겠는가. 언젠가는 그걸 찾으러 제 발로 걸어오리라는 믿음이, 그 아이들의 게으름을 부추긴 것 아니겠는가. 나로서야, 다 배워버린 헌책뿐인 책보를 포기한다 하여 무엇이 아쉽겠는가. (중략) 엄마와 혜영이 엄마의 문제와 상관없이, 혜영이의 안부를 묻지 못한 일도 후회스러웠다. 전후 사정이야 어떠하던, 어릴 적 단짝이었던 혜영이가, 대처에서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지 빈말로라도 물어봤어야 했다. 며칠 전에는 웬일로 혜영이가 편지를 보내왔는데, 펴보지도 못했다는 말까지 마저 했어야 옳았다. (중략) 나는 열흘도 더 지난 다음에야 방 서방 손에 들려 되돌아온 책보를, 펼쳐도 안 보고 고스란히 윗방 선반 위에 던져버렸다. (중략) 단정하고 예쁜 혜영이 글씨가 가지런하게 줄을 지어 달려들었다. 광선아 보아라. 비밀이지만, 친구니까 알려준다. 너희 아빠더러 절대로 우리 작은아버지인 홍식이 아버지 꾐에 넘어가지 말라고 하여라.
― 「여름 하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