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버드

프롤로그 ...5
제1부 ...13
제2부 ...81
제3부 ...127
에필로그 ...191

후기 ...211
작가의 말 ...213
헌정사 ...215
용어 설명 ...216

우리 생활은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지속될 수 있었어. 나는 언제나처럼 매일같이 킥보드를 타고 학교에 갔어. 언제나처럼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시장에도 가고. 언제나처럼 주말이면 부모님과 영화도 보러 갔지. 언제나처럼 자전거를 타고 메르누이 숲가를 달릴 수도 있었고.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마치 정상인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었지. 허나 정상일 리가 있겠느냐. 실제로는 그 무엇도 정상이 아니었단다.

“내 이름은 줄인안이야. 줄리안 봄예.”
“줄리안.”
그때부터 그 이름은 세상 모든 이름 중에서 내 마음속에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이름이란다. 내가 아범한테 지어 준 이름이지. 아범이 너에게 지어 준 이름이기도 하고. 줄리안.

줄리안, 친절을 베푸는 데는 늘 용기가 필요한 법이야. 하물며 그 시절의 그러한 친절엔 모든 것을 걸어야 했어. 너의 자유와 너의 목숨까지. 친절은 기적이 되지.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어둠 속의 빛이 되는 거야. 인간다움의 정수이자 본질이랄까. 친절은 희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