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

시인의 말_

1부 소리씨
한 돌멩이가 한 돌멩이에게

깔깔/붕붕/박박/호호/돌돌/맴맴/빵빵/끙끙/구구/똑똑

2부 모양씨
큰 바다로 나아가는 강물이 되어 다시 만나자

펄펄/둥둥/술술/감감/꽁꽁/둥둥/살살/훨훨/벌벌/풀풀/졸졸/활활

3부 감정씨
나 여기 있어, 너 거기 있지?

쓸쓸/갑갑/막막/묵묵/심심/절절/심심/연연/캄캄/달달

4부 어찌씨
여름이 어디까지 가고 있는지 보려는 것 뿐이야

차차/쑥쑥/점점/솔솔/싱싱/점점/속속/영영/털털

5부 이름씨
엄마 반 아빠 반 닮지 않은 걸까요?

부부/등등/반반/별별/곳곳/상상/남남/긴긴/봄봄/뽀뽀

나가면서_

개미 두 마리
빵빵한 선물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영차! 영차!
서로 힘 모아 가요
놀이터 의자 밑에 사는 친구 생일파티 가요

힘들지,
좀 도와줄까?
어디로 가는 거야?
물어도 대답 없이 부지런히 가요

사랑을 나누면 마음이 빵빵하고
마음을 나누면 기쁨이 빵빵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걸
개미도 아는 가 봐요

―「빵빵」 전문

81이라고 81!

백 번 아니 천 번이나 가르쳐 줬는데
계속 구구 물으면 어떡해
비둘기야!
이제껏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왜 그래

(망했어 다이어트 한다고 아침 굶고 점심은 닭가슴살샐러드 저녁은 고구마 두 개, 으앙! 공짜쿠폰만 아니었더라면 야식으로 두 마리 치킨 폭풍 흡입 안 했을 텐데, 완전 망했어)

81이라고 81!

(모든 승부는 마지막 2분에 달렸어)

고개만 끄떡이지 말고
제발 좀 까먹지 마!
그렇게 해서 구구단 언제 뗄래

구구는 81이야
알았지!

―「구구」 전문

깊은 산속
꼬부랑 며느리 차려주는 밥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꼬부랑 할머니

밥상 든 꼬부랑 며느리가
밥 잡숴요!
하며 방문 열려야 되는데
아침이 다 가도록 도통 소식이 없었어

인적 끊긴 깊은 산속
눈은 펄펄 오고
꼬부랑 며느리 이마는 펄펄 끓고

가슴이 땅에 닿을락 말락한 꼬부랑 할머니표
맑은 흰죽
덩달아 펄펄 끓고 있었어

―「펄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