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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938024
· 쪽수 : 572쪽
· 출판일 : 2019-03-08
책 소개
목차
제2장 낙양의 보석과 장안의 꽃
제3장 때를 만나지 못한 영웅
제4장 비극적인 종말
리뷰
책속에서
“소유, 앞으로 살다 보면 있는 그대로의 널 받아들여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마.”
저 속삭이는 목소리.
“네가 정말로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부터 누구나 널 인정하고, 아껴주고, 그리고 사랑해줄 테니까.”
버드나무의 초록색 잎이 은을 바른 비늘처럼 반짝이고 산들바람은 강물에 파도를 만들었다. 소유는 어쩐지 진정된 마음으로 채윤에게 똑같이 속삭여 물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날 믿어주는 사람은 채윤, 너뿐인걸. 평생 동네 놀림거리나 돼서 정인도 못 만들고 나 혼자 살게 되면 어떡해?”
채윤은 쿡쿡 웃었다. 그 소리가 귀를 간질여 코끝이 같이 가려웠다.
“그럼 나랑 쭈욱 함께 살면 되지.”
소유의 토라진 얼굴을 보고 월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그런 동작은 대단히 우아하고 느긋했다.
“그렇게 말하는 게 편하다면 뭐, 나는 개의치 않아.”
“내가 어떻게 대하든 개의치 않아야 할 거야. 난 오늘 밤 내 시를 주고 당신의 하룻밤을 샀으니까.”
“뭐?”
월은 팔짱을 끼고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달빛을 받은 그의 머리칼이 정말로 구름처럼 흔들렸다.
“규중처자가 기루에 와서 사내를 샀다니 재미있는 말을 다 듣게 되는군.”
“파는 거라면 못 살 거 없지.”
“누님, 저는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그럼. 우리 백란이가 이렇게 키가 큰데 어떻게 어린아이겠니.”
어지간히 감정이 상한 모양이라 소유는 그에게 한 걸음 다가서며 일부러 더 부드럽게 달랬다. 그러나 백란은 오히려 그녀의 말투에 더 충격을 받은 얼굴을 했다.
(중략)
“…누님. 저는 사실 아까 저 사당패 단원들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닙니다. 실은 그렇지요. 오늘 처음 만났고 앞으로는 만날 일이 없는 이들에게 여자로 보이면 어떻고, 남자로 보이면 또 어떻습니까? 남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건 저에게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