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가마 타고 오르는 슬픈 얼굴

시인의 말 05

제1부

바다 물결 자동문 13
금강 협곡에서 1 14
온산에서 온 소포 15
평영의 재발견 16
접영에 오버랩 17
토마토를 먹으며 18
옷 19
사북에서 20
해녀의 말 1 22
해녀의 말 2 23

제2부

물결이 물결에게 27
당부 28
울산 앞바다 태풍 경보 29
우포늪 인큐베이터 1 30
우포늪 2 31
우포늪 3 32
우포에서 33
죽은 뒤에 가라사대 34
암사마귀 가라사대 35
남은 자들 가라사대 36

제3부

파도가 파도에게 39
창을 열고 달을 보고 40
봄, 하루 햇살 41
위대한 육아 42
꽃이 피고 새가 울고 43
공원에서 44
햇볕 분양 45
뭉근한 불의 시간 46
폭설 1 47
폭설 2 48

제4부

함박눈이 오셨다 51
연 날리는 풍경 1 52
연 날리는 풍경 2 53
우렁각시 54
논 1 55
논 2 56
급류에서 물 타기 57
몽돌 바다 58
홍어 애 59
모지랑 숟가락 60
깃털처럼 가벼운 조반 61
백두산 가마타고 오르는 슬픈 얼굴 62

제5부

향기 지문 수동문 65
귀 66
인쥐가 인쥐에게 67
측백나무 1 68
측백나무 2 69
약 70
우두커니 71
소리 72
솟대 73
턱이 빠지게 물고 있는 것 74
시를 버리다 75

해설_생명적 존재와 감동의 시조미학/이지엽 76

바다 물결 자동문

저 물결 갈피 사이 고기들이 숨어든다

스르르 문을 여는 물 갈피 자동문들

국적도 여권도 없이 프리패스 바닷길

해녀의 말 1

처음엔 몸이 떠서 가라앉지 않는 거야
물속이 컴컴하여 아무것도 뵈질 않아
한 열흘 둥둥 떠올라 머리 처박고 발버둥 쳤지

바닥을 바라봐야 물밑에 내려가데
물속이나 물 밖이나 세상사 매한가지
고개를 쳐들었다간 물이 몸을 밀어내지

물속에 들어보면 생과 사가 환히 보여
한 호흡 내뱉고는 들이쉬지 못하는 거
들숨과 날숨 사이에 생사가 갈리는 겨

백두산 가마타고 오르는 슬픈 얼굴

드라마 속에서나 대감들이 타던 가마

해독불가 이국말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손가락 폈다 접으며 한국 돈으로 8만원

하산 길에 만난 가마 노인 한 분 타고 가네

지그시 감은 눈에 눈물자국 역력하니

이번 생 마지막 길에 눈물 아니 솟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