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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0566582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3-06-09
책 소개
목차
1부 한 걸음 살아있을 때 발은 발을 맞춘다
맨발에게 15
동물의 왕국 16
봄을 수선하다 17
아무렴, 계란 18
죽! 이는 여자 19
멍들다 20
대접을 대접하다 21
고통/사고 22
찬란과 산란 사이 23
걷는다는 것 24
고드름 25
물의 발자국 26
심심한 사과 28
양배추에게 30
썸과 섬 31
가령, 이런 사랑 32
말랑말랑한 못 33
2부 어제 먹은 사치와 두 젓가락 매운 거짓
파리지옥 37
함박눈 38
똥 예찬 39
성질을 다리는 여자 40
순두부 41
사라진 증언 42
감 43
이삿짐 44
플라스틱 러브 45
연애 좀 혀 46
수평선을 당겼다 47
멜랑꼴리한 거품 48
외달도 49
고스톱 징후 50
改名천지 51
해변의 나이테 52
3부 흔적이 마를수록 사람들은 오래 아팠다
人 55
신전을 찾아 56
택배 255 57
호모 마스크쿠스 58
평화를 고발함 59
울새 60
죄와 벌 61
속도를 건너뛰는 남자 62
추풍령 용궁다방 63
키스를 버렸어요 64
가죽장갑 65
네모가 네모에게 66
겨울 파일 67
부추꽃이 피었다 68
감자 깎는 사람 69
가파도 70
그 남자가 사는 법 72
4부 누군가 받쳐주는 일 알면서도 못했다
할리우드 액션 75
붕어의 입장 76
달의 체위 77
두루마리 휴지 78
바이러스 & 바이러스 79
나의 우편함 80
그러는 동안 81
질문의 問 82
민달팽이 서사 83
공중전화 84
구름 위의 사람들 85
한글학교 86
겨울나무 87
우수 88
그 89
울음의 기울기 90
남해 91
해설
삶의 구체성과 눈부신 이미지, 그리고 낮은 자리의 미학_ 손진은(시인, 문학평론가) 92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내가 씻어준다는 남자의 낡은 두 발/구두 속의 격식은 언제나 무거웠다/이제껏 바닥만 믿고/굳은살로 살았다//
손처럼 쥘 수 없어 가진 것이 없는 발/중심을 잡으려고 흔들리지 않았다/그래도 바닥의 깊이를/모른다는 그 남자//
하루를 감아온 발 물속에 풀어낸다/뒤꿈치 모여있는 끊어진 길 닦으면서/아내는 출구를 찾아/손바닥에 새긴다//
바닥을 벗어나려고 지우고 또 지워도/이 바닥이 싫다고 떠난 사람이 있다/맨발은 그럴 때마다/저녁이 물컹했다//
- 「맨발에게」
너무 많이 조심하면/오히려 놓칠 수 있다//
어쩌다 떨어뜨렸을 때 나도 같이 떨어졌다/괜찮다, 깨지는 게 삶이지//
얼러주는 할머니/생각하니 깨진 것은 계란만이 아니었다/오늘이 얇아져서 내일을 파먹듯이//
짙푸른 한 겹의 상처/지워지지 않았다//
꽉 쥐면 빠져나간다 잡는 듯 놔줘야지/그때마다 할머니는 아픈 곳을 궁굴렸다//
그 자리 붙여놓으면/흉터도 꽃이라고//
- 「아무렴, 계란」
숨 가쁜 앵무새를 병원에 데려갔다/골반에 알이 걸려 진통이 컸던 것//
미끄덩, 놀란 보름달/아랫배를 관통한다//
암컷을 밀어내며 먹이를 가로챈 수컷/쇼윈도 부부였나 수컷을 나무랄 때//
찬란을 삼키고 되씹어/산란은 찬란하다//
간신히 숨 고르며 입맛을 다시는데/먹이를 토해내어 암컷에게 먹여준다//
투명한 흰죽 같은 것/둘 사이가 뜨겁다//
- 「찬란과 산란 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