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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991070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0-11-06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 괴이한 입국자
2. 병리학자의 길
3. 볼리 축제
4. 세미나
5. 히말라야의 유목민
6. 미션
7. 마이산 농장
8. IT와의 만남
9. PRRA의 진실
10. 알 수 없는 병
11. 산업스파이
12. 해후
13. 글라스 협정
14. 양의 죽음
15. 공안서장
16. 솔크연구소
17. 이기적 유전자
18. 우연과 필연
19. 최후의 시계
20. X의 출현
21. 세기의 재판
22. 중난하이
23. 달콤한 미끼
24. 또 하나의 팬데믹
25. 인문학도의 기술
26. 치자꽃 두 송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즉 코비드19란…….”
정한은 말을 맺지 않고 잠시 멈추었다. 강렬한 그의 눈길이 답답함과 지루함을 머금은 연수의 눈에 한동안 머무르다 멀리 하늘가로 날아갔다.
“3만 바이트 용량의 USB예요.”
정한의 목소리가 USB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귀에 남기고 떠나는 순간 연수의 뇌리에 번쩍하고 번개가 친 듯 전율이 이는 듯했다. 뭐라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3만 바이트짜리 USB라고. 그렇다면.
“그러니 반도체로 읽어내 정복할 수 있어요.”
“제가 에세이에서 제안한 핵심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가졌던 고정관념을 날려버리자는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가 두려워하는 코비드19 바이러스를 의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말고 3만 바이트짜리 데이터로 보자는 거예요. 여러분들께서도 아시다시피 코비드19의 염기는 정확히 29,903개입니다. 이 염기 서열을 반도체에 기억시키고 센서에 연결하면 사람의 몸에 침투하기 전에 체외에서 코비드19 바이러스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저의 논지입니다.”
연수는 어떤 식으로 보고서를 써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제껏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는 양의 발작. 발병한 양이 예외 없이 죽음에 다다른 거로 보아서는 거대한 질병의 탄생인 데다 조류독감의 모티프가 섞였으니 이미 인수공통전염병이 되어있거나 차후 사람에게로 전파될 가능성이 지극히 높았다.
만약 이것이 퍼진다면 코비드19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세계적 팬데믹을 불러올 게 분명했고 따라서 보고서는 긴급히 쓰여야만 했다. 하지만 과학보고서의 형식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유전자 모델을 정립했으니 급히 동물실험을 하면 되지만 그러자니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찾을 길이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