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이야기의 이야기

1부, 이야기를 짓다
2부, 이야기를 팔다
3부, 이야기를 뺏기다
4부, 이야기를 되찾다
5부, 이야기를 살다

해설
작가의 말

이야기를 한번 시작하면, 어찌나 안타깝고 안쓰럽게 이야기를 펼쳐 놓는지, 듣는 사람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어머니 얘기를 할 때면 눈물을 글썽이며 잇지 못했다. 기수는 다른 손님이 와서 흥정을 붙여도, 하던 얘기를 마저 했다. 누구나 이야기를 한번 시작하면 그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싶은 욕심 때문에 중간에 잘 멈추지 못한다.

하루는 사당패 모가비가 찾아왔다.
“우리에게도 어울리는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 주시오.”
그는 줄타기를 하거나 사발 돌리기 같은 묘기를 하며 들려줄 이야기를 원했다.
나중엔 기생까지 찾아왔다.
남정네들 마음을 홀릴 만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한강 마포나루에는 길이가 스무 척이나 되는 괴물이 살고 있었다. 맑은 날은 물속 깊이 숨어 지내다가, 강 안개가 자욱한 시간에만 밖으로 나오는데, 재빠르기가 물새 같고 힘이 세기는 호랑이도 당할 재주가 없었다. 파충류처럼 길쭉한 혓바닥을 지녔는데, 혀를 길게 뻗어 마치 개구리가 벌레 삼키듯, 강가에 놀러 나온 사람들을 잡아먹곤 했다. 하루는 강가로 소풍 나온 사람들을 마구 해치다 말고, 빨래하러 나온 어린 소녀를 긴 꼬리로 감아서 잡아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