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섣달그믐에

시인의 말
1부 | 봄
버스정류장 | 11
봄비는 | 12
봄 그리워 다시 봄 | 13
빨래방에서 | 14
공작산 실외 시화전 | 15
다초점 렌즈 | 16
건설을 위해 | 17
정(情) | 18
도서관에서 | 19
초콜릿 차비 | 20
냉장고의 기도 | 21
바닷가 어느 집 | 22
고들빼기 | 23
파랑새 | 24
상처 | 25
용서 | 27
푸른 밤 | 29

2부 | 여름
오월의 마지막 밤 | 33
초승달 | 34
너에게 선풍기가 | 35
무좀 | 36
만년청 꽃 | 37
장미 | 38
딸아 | 39
바람꽃 | 40
마스크 | 41
장마 | 42
한 여름의 사랑 | 43
쥴 장루이 소령을 추모(追慕)하며 | 44
직면 | 46
꿈꾸는 물고기 | 47

3부 | 가을
하모니 | 51
블랙홀에 빨려들다 | 52
거울을 보니 | 53
카페인 | 54
밥 짓는 아빠 | 55
설거지(회개) | 56
나무와 나 | 57
반성문 | 58
공원에서 | 59
종합제리 | 60
지나온 시간 | 61
허공의 발자국 | 62
바람아 | 63
곧 | 64
벌초 | 65
하늘 음식 | 66
시월, 그녀 | 67
죽음 | 68

겨울 |
달콤한 인생 | 71
산책을 하며 | 72
스케이트 | 73
죽은 시계야 | 74
아름다운 길 | 75
눈, 물을 먹고 사는 풀 | 76
아들 | 77
겨울 비, 밤하늘에게 | 78
고장난 겨울밤 | 79
크리스마스 | 80
어느 섣달그믐에 | 81
새해에 | 82
납매화 | 83
희망이 달려오는 소리를 | 84
복수초 | 85
입춘(立春)에 | 86

동화 |
어린이동화
파랑새를 가진 소년 | 87

어른동화
꿈속의 여행 | 99

어느 섣달그믐에

산다고 하는 것은

흰 눈밭을 조요히 비추는 가로등 같은 것일까

아버지는 삼십 여 년 전 내 나이에 돌아가셨는데

그동안 난 한 일이 없다

언제 아버지께로 갈지 알지 못하나

난 가난하고 외롭다

목사 시인이다

목사와 시인은 공통점이 있다

하얗게 쌓인 눈밭을 비추는 가로등 같은 것이다

흐드러지게 핀 조팝나무 꽃을 보는 것이다

하릴없이 놀다가도 푸르른 가을 하늘 같으면

그만이다

아름다우면 족하다

가난하고 외로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