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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218209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2-02-10
책 소개
목차
이상한 마켓 ___ 7
옛날 배꼽 안녕히! ___ 21
배꼽 빠지게 웃다가 ___ 33
위험한 거래 ___ 44
배꼽 영웅, 나세중 ___ 57
최후의 방법 ___ 70
공포의 검은 문 ___ 80
마켓의 비밀 ___ 89
배꼽을 구하라! ___ 99
날마다 천재 ___ 111
저주를 푸는 방법 ___ 119
리뷰
책속에서
아저씨가 진열대에서 고른 배꼽 상자를 조심스럽게 철제 선반으로 옮겼다. 유리 상자가 철제 선반에 놓일 때마다 쇳소리가 났다.
아저씨는 유리 상자가 담긴 선반을 내 쪽으로 밀며 다가왔다
“우리 마켓은 능력 있는 배꼽만 팝니다.”
“배꼽을 살 수 있어요?”
철제 선반이 내 앞에서 멈췄다. 배꼽이 든 유리 상자에 내 모습이 비쳤다.
상자 귀퉁이에 조그맣게 ‘옛날 배꼽 안녕히!’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상자 안을 들여다봤다. 장난감 같은 배꼽에서 노랗고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다. 배꼽을 가까이 보려고 고개를 숙였다. 깊고 진한 향기가 났다.
아저씨가 말했다.
“배꼽에서 나는 향기입니다.”
아저씨가 유리 상자를 내 쪽으로 가까이 옮겼다. 배꼽 모양은 똑같은데 저마다 다른 향기가 났다. 상큼한 향, 달콤한 향, 고소한 향, 비에 젖은 풀 향. 배꼽이 배에서 떨어져 홀로 있는 것도 신기한데 향기 나는 배꼽이라니 놀라웠다.
아저씨가 유리 상자들을 턱으로 가리켰다.
“맘에 드는 배꼽 골라 봅니다.”
조심스럽게 상큼한 향이 나는 상자를 집어 들었다. 아저씨가 상자 뚜껑을 열었다. 상자 안에서 레몬 향과 오렌지 향이 번갈아 났다. 아저씨가 상자를 내 코밑에서 살살 흔들었다. 향기가 콧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향기를 들이마시자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사람이 보였는데 바로 나였다. 텀블링도 하고, 머리를 땅에 박고 물구나무선 채 팽이처럼 뱅글뱅글 돌았다. 내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처럼 근사했다.
춤추는 내게 손을 뻗어 움켜쥐자 춤추던 내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구경하던 사람들도 자취를 감추었다. 상큼한 향기만 허공을 맴돌았다.
아저씨가 베레모를 고쳐 쓰며 말했다.
“향기는 당신이 원하는 걸 보여 줍니다.”
“신, 기, 해, 요! 진, 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