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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 ISBN : 9791192333076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22-04-18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동화 나도 아프단 말이야.
영원 그래, 그러시겠지.
동화 진짜야. 내 안에서 매일 뭐가 하나씩은 꼭 무너져 내려. 쿵, 쿵. 이렇게.
동화, 영원의 손을 낚아채선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댄다.
동화 그치? 뭐가 단단히 잘못되고 있다니까.
영원 (손을 떼며) 모르겠는데.
동화 나한테도 이러기야?
영원 너한테‘도?’
동화 그 두 사람처럼 나도…
영원 (말 자르며) 그만하라고.
동화 서울 도심의 어느 개천에 작은발톱수달 두 마리가 버려집니다. 방생이라는 핑계로.
영원 아직 정한 거 아니야. 혼자 시작되지 마.
수달1 사라지는 건 뭘까.
수달2 안 좋은 거지.
수달1 좋은 걸지도 모르지.
동화 수달 중 하나가 두 손을 모아 사육사의 품을 갈구합니다. 마치 연거푸 기도를, 연거푸 절을
하는 모양새로. 그러자 사육사는, “따라오지 마. 이게 최선이거든. 그저 가죽으로 끝나는
것보다야 이게 낫겠지. 너희들이 내 마음을 알까.” 사육사가 떠나려 합니다.
수달2 가지 마.
수달1 여기는 어디지?
수달2 어딜 가.
수달1 물비린내. 하지만 흐르고 있어.
수달2 사라지고 싶지 않아.
수달1 어릴 때, 우리 살던 강처럼. 그렇지만 강은 아니고. 킁킁.
수달2 허리가 너무 아파.
수달1 어딘가는 고여 있어. 여전히.
기계 좋은 꿈은 어떤 꿈인가요.
지혜 내가 움직이는 만큼, 이 세계가 맑고 투명해지는 그런.
기계 인과관계가 선명한 꿈. 동의합니다.
지혜 뭐가요?
기계 그런 게 좋은 꿈이지요.
지혜 사장님, 기계는 꿈을 꿀 수 없어요. 그죠?
기계 확답할 수는 없어요. 꿈꾸기 비슷한 걸 하기도 하거든요.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거예요.
수없이 많이, 엄청난 속도로. 실은 지금도 하고 있지요. 그래요, 이걸 꿈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맞아요, 우린 깨어 있는 것과 꿈을 꾸는 것이 동시에 가능합니다.
지혜 …저 결국에는 잘리는 거죠?
기계 무슨 그런 말씀을. 그저 잘 배우는 특이한 동료 하나를 더 얻었구나, 생각해 주세요.
나와 지혜 씨는 목표가 같아요. 나도 지혜 씨도 이 세상을 더럽히는 것들과 싸우기
위해서 작동하고 있죠. 그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