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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잡지 > 교양/문예/인문 > 교양
· ISBN : 979119261880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라는 언론관으로 유명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자매지이자 국제관계 전문 시사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국제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참신한 문제제기로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 민주주의, 평등박애주의, 환경보전, 반전평화 등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독립 대안언론이다. 미국의 석학 노암 촘스키가 ‘세계의 창’이라고 부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데에서 더 나아가 ‘아탁(ATTAC)’과 ‘세계사회포럼(WSF, World Social Forum)’ 같은 대안세계화를 위한 NGO 활동과, 거대 미디어의 신자유주의적 논리와 횡포를 저지하는 지구적인 미디어 감시기구 활동에 역점을 두는 등 적극적으로 현실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발행인 겸 편집인 세르주 알리미는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간단하다. 세계로 향한 보편적 이익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잠비아 광부들과 중국 해군, 라트비아 사회를 다루는 데 두 바닥의 지면을 할애하는 이가 과연 우리 말고 누가 있겠는가? 우리의 필자는 세기의 만찬에 초대받은 적도 없고 제약업계의 로비에 휘말리지도 않으며 거대 미디어들과 모종의 관계에 있지도 않다”라고 하면서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맞서는 편집진의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한국 독자들 사이에서 ‘르디플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2014년 현재 27개 언어, 84개 국제판으로 240만 부 이상 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08년 10월 재창간을 통해 한국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www.ilemonde.com 참조). 이 잡지에는 이냐시오 라모네, 레지스 드브레, 앙드레 고르즈, 장 셰노, 리카르도 페트렐라, 노암 촘스키, 자크 데리다, 에릭 홉스봄, 슬라보예 지젝, 알랭 바디우 등 세계 석학과 유명 필진이 글을 기고함으로써 다양한 의제를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트럼프 네타냐후가 뿌린 증오의 씨앗
테헤란 하늘을 가른 것은 별빛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의 전투기 편대는 예고도 없이 이란을 공습했고, 며칠 뒤 미국의 B-2 전략폭격기들이 이란 핵시설 세 곳을 정밀 타격했다. ‘제2의 걸프전’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유가가 다시 폭등했다. 한 세기 가까이 쌓아온 국제법 체계는 그날 밤 산산이 조각났고, 세계는 이제 ‘정당방위’라는 포장지 아래 파괴되는 문명의 불안 위에 서게 되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2025년 7월호는 이 사건을 “전쟁 게이머”라는 표현으로 압축한다. 표지에 실린 두 얼굴, 도널드 트럼프와 베냐민 네타냐후. 그들은 더 이상 정치인이 아니다. 게임을 설계하고 판을 움직이는 전쟁 시뮬레이터다.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가자에서 예멘으로, 그리고 마침내 이란으로. 이들의 손끝에서 세계는 전선이 되고, 국경은 전장의 타일이 되었다.
이번 호 첫머리를 연 브누아 브레빌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리고 이제, 이란이다.”
전쟁은 설계된다 - 침묵하는 공범들
전쟁은 우발적이지 않다. 그것은 기획되고 설계된다. 그는 ‘전쟁을 가능하게 만든 이들’의 명단을 조용히, 그러나 냉정하게 제시한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지원한 미국, 침묵으로 동조한 유럽연합, '균형 외교'라는 이름으로 침묵한 아랍 국가들. 이 전쟁의 책임은 총을 쏜 자뿐 아니라, 총소리를 듣고도 외면한 자들에게 있다.
아크람 벨카이드는 이스라엘의 두려움을 정확히 짚는다.
“이스라엘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장이 아니라 주변국의 민주주의다.”
가자는 불탔고, 베이루트는 무너졌으며, 이제 테헤란도 무릎을 꿇게 되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정말로 두려운 것은, 주변국의 민중이 스스로 투표하고, 국가를 꾸릴 수 있는 힘이다. 즉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이웃’이 가장 큰 위협이라는 역설. 민주주의가 무기보다 위협적인 세계. 이것이 바로 중동의 오늘이다.
파괴된 도시는 말이 없다. 그러나 인간은 침묵하지 않는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이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실었다. “이 갈등은 인류 문명의 토대를 위협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 작가 마지드 타브리치 등 30여 명의 지식인과 활동가들이 서명한 성명서의 내용이다.
두 번 희생되는 이란인들 - 외부의 폭격, 내부의 억압
이 글은 “정권이 아니라 민중이 피를 흘린다”고 외친다. 그들의 분노는 미국과 이스라엘뿐 아니라, 자신들을 억누르는 신정 체제에도 향해 있다. 한 청년의 말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두 번 희생된다. 외부의 폭격으로, 내부의 억압으로.”
이번 호는 전쟁만을 다루지 않는다. 그 전쟁을 가능케 한 지구적 구조, 특히 디지털 권력과 자본의 탐욕을 함께 조명한다.
카를로스 오르시의 글 「AI는 지능이 아니라 자본이다」는 기술 찬양 담론을 분해하며, “기계는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은 권력의 매개체다”라고 말한다. 마일리스 키케와 파비 앙헬스는 “디지털 생태계가 뿜어내는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에 주목하며, 데이터의 소비가 생명의 소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기술은 구원이 아니라, 또 하나의 착취 방식이 되었음을 이번호는 냉정히 보여준다. 또한 7월호는 극우와 혐오의 세계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해부한다.
- 인도 힌두 민족주의의 이데올로기 공세
- 이탈리아 멜로니 정권의 여성 통제 정책
- 독일의 보수 세력 강화와 ‘대중 공포의 정권화’
- 프랑스 ENA 폐지 이후 ‘공공 엘리트’의 몰락
- 핀란드와 노르웨이의 통합 실패 사례 등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정보가 풍부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깊은 무지 속에 있다.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잡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25년 7월호.
생각하는 인간으로 남고 싶은 이들에게 이번호를 권한다.
목차
■ 이달의 칼럼
그리고 이제, 이란이다 | 브누아 브레빌
보수여! 빛바랜 군복을 벗고 십자가를 놓아라 | 성일권
■ 특집
중동의 전쟁 시계가 움직이다 | 아크람 벨카이드 10
이란 국민을 상대로, ‘달성 불가능한 도전’ | 셰르빈 아흐마디 & 마르마르 카비르
미국에 팽배한 ‘이스라엘 우선주의’ | 세르주 알리미
이스라엘이 두려워하는 주변국들의 민주화 | 아크람 벨카이드
교황 레오 14세, “무기를 버리고 외교적 대화에 나서야” | 김진현
베이루트에서 테헤란까지 ‘저항의 축’ 붕괴 하나 | 성일권
■ 포커스
트럼프는 왜 대학을 적대시할까? | 마르탱 바르네
보험사를 살찌우는 ‘자본화 연금제’의 비현실성 | 시몽 아랑부루
다음 팬데믹은 곰팡이 변종? | 에밀 부틀리에 & 코펠리아 마이나르디
■ 경제
화폐 업무는 남성만의 일이 아니다! | 아이키즈 도간 & 프레데리크 르바롱
■ 생태
오렌지 포장지에 감춰진 이스라엘의 탐욕 | 알랑 포플라르 & 그레고리 르젭스키
■ 지구촌
“표를 얻기 위해 극단을 중도화하라” | 세르주 알리미 & 피에르 랭베르
가자에서 드러난 서구 자유주의 진영의 위선 | 질베르 아슈카르
시리아의 희망, 팔레스타인의 절망, 이스라엘의 오만 | 히샴 알라위
인도-파키스탄 두 핵강국 갈등의 지구적 위협 | 하심 빈 라시드
전쟁 중에도 수백만 관광객들이 찾는 크림반도 | 크리스토프 트롱탱
‘전쟁국가’ 우크라이나에 정신질환자들이 넘친다 | 카롤린 티리옹
■ 문화
인플루언서의 무기는 ‘인위적인’ 진정성 | 브누아 브레빌
작가 압바스, ‘이슬람’ 수단사회의 여성학대 고발 | 파틴 아바스
레지옹 도뇌르가 만드는 그들만의 ‘사회적 질서’ | 마일리스 키데르 & 티모테 드 로글로드르
한나 아렌트가 “부족”이라고 불렀던 난민 공동체 | 카를로스 파르도
7월의《르몽드 디플로마티크》추천도서
■ 한반도
잭이 잭을 들어 잭을 침으로써 그가 잭이 되는 이야기 | 안치용
Z세대는 무엇을 진짜라고 믿는가 | 이윤진
[연재] 자유와 연대, 그리고 사랑을 노래한 이방인 조르주 무스타키 | 강은영 & 강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