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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2817767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5-04-30
책 소개
목차
1부 스토리텔러 반디
나비가 되는 순간
나비 107호에 대한 보고서
모두 나비
나비 108호에 대한 보고서
나의 벗, 위고
헛된 희망
2부 바이올린맨 은도
부랑자
우리가 인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
사고가 아니라 사건
새로운 종
그 소녀, 반디
3부 나비 위고
파피루스
스토리텔러와 바이올린맨
나비 7호에 대한 보고서
4부 그곳, 달리아
리뷰
책속에서
나비 107호는 지나가던 선박에 의해 구조되었고 육지에 발을 딛자마자 멀리멀리 도망쳤다. 사람들 눈을 피해 바다를 끼고 걷고 또 걸으며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다. 마음에 드는 산이 있으면 오르고,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반짝이는 별을 한참 동안 감상했다.
반디가 벗에서 나비가 된 변곡점을 물었더니 나비 107호는 이렇게 대답했다.
“변곡점? 그런 순간은 없어요. 갑자기 나비가 된 것 같진 않아요. 뭐랄까, 서서히 진행되었다고 보면 돼요. 올챙이의 꼬리가 없어져 개구리가 되는 시간만큼, 아니 어쩌면 더 천천히요.”
“너도 배신당한 거지? 그 나비 7호인가 뭔가 하는 그 벗한테 말이야.”
“배신이라고?”
지금까지 반디는 한 번도 위고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하지만 배신이라는 낱말이 귀에 박히자마자 위고에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바로 ‘배신감’이라는 걸 깨달았다.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볼 거야. 어떤 사정이 있었을 거야.”
반디가 입에 힘을 꽉 주었다.
“넌 아직도 나비를 믿는 모양이군. 순진하긴.”
“그냥 압착기로 납작하게 눌러 버리면 그만이지, 뭘 그리 복잡하게 나비를 죽여요?”
“그게 간단치가 않단다. 벗을 반려동물만큼이나 아끼는 사람들이 많아. 그들은 나비가 된 벗을 없애는 것에도 반대할 뿐만 아니라 나비를 없애는 잔인한 방식에 대해 비판을 많이 했어. 우화그룹의 이미지에 흠집이 크게 났지. 그래서 압착기로 눌러 버리거나 파괴하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기획하게 됐어. 음악으로 나비를 추모하면서 끝맺음을 한다! 이 슬로건을 내걸었더니 나비를 떠나보내는 데 사람들의 반발이 조금 수그러진 거야.”
“가식덩어리들.”
은도가 비웃음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