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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828688
· 쪽수 : 234쪽
· 출판일 : 2025-04-28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소멸하는 파도당숙꿈엔들 잊힐리야 / 59
무정세월안개 속으로 / 119
어떤 유산 / 145
창밖의 무지개 / 175
흔들리는 황혼 / 199
순간의 선택이… / 223
저자소개
책속에서
만춘의 햇살에 꽤나 그을린 당숙의 얼굴은 검붉게 보였지만 연세에 비해 늙고 쇠퇴해진 모습은 아니었다. …… 당숙은 그간 교직을 떠난 후 깊었던 상처에 새살이 돋듯 농군이 되었다. 그는 삶을 가꾸며 남은 생애를 위해 활력을 되찾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당숙 곁에서 잡풀을 뽑는 준혁을 향해 당숙이 말했다.
“젊은이는 어떠한 질곡에서도 굽힘이 없어야 참다운 젊은이야. 그들은 역사를 변형시키기도 하지.” “그래, 인생살이 ‘화무십일홍’이면서 ‘낙화유수’다. 자식 있어 뭐 하겠노. 어차피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몸, 있고 없음 무슨 상관있겠나? 죽어지면 결코 흙 한 줌 남을 걸. …… 모든 것이 세월 저 편으로 사라져버린 타향살이 60년! 김향산은 80 생애의 중반을 넘어선 세월이 무정했다. 일락서산의 황혼 인생, 그저 복사꽃 그림자 같은 꿈만 어린 무정세월 어이하랴. 싶을 뿐이었다.” 무정세월 중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어찌 보면 아름다운 풍경일 수도 있겠지만,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안개로 인하여 빈번이 일어난다. 그렇게 일어난 사건, 사고들은 나름대로의 각기 다른 사연들을 간직한 채 짙은 안개 속으로, 혹은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함께 묻히고 잠겨져 소멸돼 버리기 예사였다.
소영이와 창수 역시 우연히든 필연이든 그들의 삶을 이 안개 속에 묻고 말았다. 한때 가없는 세례(洗禮-몰아치는 비난의 공격)도 가뭇없이 소멸되건만 퇴색된 시간 속에서도 이들의 이야기가 후일담으로 남아 뜬금없이 회자 되면서 지금도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과 짙은 안개 속에서 사라졌다 싶으면 다시 떠돌기도 한다. -「안개 속으로」 중에서
사실 김백만에게 온 행운은 따지고 보면 올 것이 온 것이었지만, 마치 복권을 사서 1등 당첨이 되었거나, 무슨 봉 잡고 노다지를 캔 것처럼 불안하기까지 한 것만도 사실이었다. 사실 그에게 찾아온 행운은 너무나 크고 뜻밖이어서 파랑새처럼 와 앉았다가 날아가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싸이기도 했다. -「어떤 유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