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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야기/건축가
· ISBN : 9791192966786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4-06-25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병원은 건강한 삶을 디자인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프롤로그 어떻게 치유 공간에서 인간 중심 디자인을 할 것인가
1부 [사용자 중심 디자인] 사람을 이해해야 공간이 보인다
1. 공간을 사용할 사람의 마음으로 디자인한다
미국에는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없다 | 수영장 이용객이 줄어든 진짜 이유가 있다
2. 누구의 목소리에 집중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건물주만 만족시키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 다양한 사용자의 니즈를 만족시켜야 한다
3. 진료실은 누구를 위한 공간일까
리모델링한 공간에서의 진짜 삶의 이야기를 보다 | 고해성사하는 신도의 마음을 공간에 구현하다
4. 조사실은 질문하고 진료실은 소통하는 공간이다
환자는 진료실에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낀다 | 혁신적 공간 디자인으로 소통을 촉진시킨다
5. 환자는 값비싼 크리스털을 기억하지 않는다
‘호텔 같은 병원’은 환자의 정서를 배려하는 것이다 | 병원의 어원은 호스피탈리타스로 호텔과 같다
6. 사용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공간을 꿈꾼다
모두를 위한 해법은 쉽지 않다 | 고객과 직원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한다
7. 병원에 최고의 환자 경험을 담다
서울나우병원은 환자의 마음을 읽은 공간 디자인을 구현했다 | 사용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병원들이 다양한 공간을 만들다
8. 사람의 마음을 읽으면 디자인이 달라진다
커뮤니티 센터를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다 | 동네 공동체를 만드는 열린 아파트를 설계하다
2부 [공감 디자인] 사용자 경험 속에 공간의 본질이 있다
1. 공감의 디자인은 현장에서 시작된다
학교가 아닌 종합병원 현장에서 수업을 하다 | 현장의 이해에서 비롯된 진정한 공감은 자살도 막는다
2. 휠체어에 앉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통일성을 주려던 녹색 필름이 옥의 티가 되어버리다 | 현장과 동떨어져 있는 디자이너가 환자를 배려하지 못한다
3. 왜 비뇨의학과에서 화장실이 중요한가
여성을 위한 비뇨의학과는 벤치마킹할 선례가 없었다 | 비뇨의학과에서는 화장실도 치료의 공간이 된다
4. 아프지 않아도 놀러 가고 싶은 병원을 만들다
디자인싱킹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 디자인을 하다 | 실명의 공포를 잊게 해주어 유럽 최고의 혁신 병원이 되다
5. 포스트잇 한 장으로 공감의 시간이 시작되다
코크리에이션 워크숍은 공간 디자인의 중요한 첫 단계다 | 코크리에이션 워크숍으로 소통하고 충만해지다
6. 공감은 어떻게 공간을 혁신하는가
병원과 환자 간 인식 차이에서 환자 경험을 올리다 | 워크숍에 사용자와 의사 결정자가 참여해야 한다
7. 말하지 않는 마음속 숨은 욕구를 찾다
왜 의사들이 퇴원 요약지를 작성하지 않는가 | 실타래 끝을 잡고 잡아당기듯 인터뷰를 한다
8. 모두가 만족할 순 없어도 동의할 수는 있다
문제의 원인을 찾았지만 솔루션은 아니었다 | 도면에 양보와 공감을 담아 공간을 통해 풀어낸다
3부 [서비스 디자인] 공간 디자인은 경험 디자인이다
1. 공간은 어떻게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가
공간 설계로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 | 서비스 디자인은 무형의 경험과 느낌을 디자인한다
2. 병원에서 디자인센터를 만들고 있다
왜 병원에 디자인센터가 필요한가 | 라이프스타일 케어 이후 환자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3.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공간에 담는다
열차 여정 지도를 그리듯 환자 여정 지도를 그린다 | 서비스 디자인의 다양한 도구들을 입체적으로 활용한다
4. 병원 사파리를 통해 환자 발길을 따라 걷는다
서비스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환자 여정 지도다 | 진료실 앞 혼잡 원인을 진단하고 솔루션을 제안하다
5. 사이니지는 어떻게 폭력을 줄였을까
응급실 폭력의 본질적 원인은 두려움 때문이다 | 디자인 요소만으로 응급실의 폭력을 줄일 수 있다
6. 공간은 진정성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임신요통클리닉에서 서비스 디자인의 중요성에 주목하다 | 디자인으로도 심리적 불안을 완화하고 편안함을 줄 수 있다
4부 [신경건축학 디자인] 뇌가 좋아하는 공간이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1. 창이 있는 병실의 환자는 빨리 퇴원한다
창가라는 공간의 중요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다 | 건축가들과 신경과학자들이 신경건축학을 만들다
2. 뇌는 즐겁고 행복한 공간의 비밀을 알고 있다
공간은 인간의 인식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 다양한 방식으로 뇌의 반응과 공간 선호도를 읽는다
3. 치유 공간, 신경건축학을 현장에 불러내다
일본 암 병동에서 자연 공간과 마주치다 | 공간은 행복 관련 다양한 신경전달 물질을 만든다
4. 정원을 통해 환자 중심의 치유환경을 조성하다
자연 조경이 병원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자연 환경을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하고 살린다
5. 암, 치매, 정신질환의 회복적 환경은 모두 다르다
병원에 자연 요소만 배치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 암병원, 재활병원, 정신병원은 환자 맞춤형 공간을 설계한다
6. 치매 노인의 기억 속 풍경을 연상케 한다
신경건축학에 기반한 공간 설계는 치매도 늦춘다 |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가 경쟁력이 된다
7. 통제보다 자유로움이 치유 효과가 더 크다
통제 중심 정신병원 공간이 환자의 폭력성을 높인다 | 배회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가짜 버스 정류장도 만든다
5부 [근거 기반 디자인] 공간 디자인은 감정이 아니라 과학이다
1. 연구에 기반한 근거 기반 디자인이 뜬다
천장이 높으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더 많이 떠오른다 | 천장 높이가 우뇌와 좌뇌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2. 자연을 우리가 사는 공간으로 가져오다
수술실에 그림을 거는 것으로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하다 | 바이오필리아 효과에서 바이오필릭 디자인으로 나아가다
3. 바이오필릭 디자인으로 공간의 단점을 보완한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으로 좁은 공간을 활용하다 |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입증된 사실과 데이터에 기반한다
4. 현관사우는 자연과 내부 공간을 연결한다
코로나19 이후 현관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졌다 | 첨단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하다
5. 소아과와 심장내과의 색은 달라야 한다
각기 다른 색은 서로 다른 뇌의 인지 작용을 일으킨다 | 다양한 색채를 활용해 실내 공간을 디자인한다 |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공간 디자인에 색채가 활용된다
6. 빛은 몸을 깨우고 마음을 위로하는 데 효과적이다
빛 고유의 색온도를 통해 인간의 생체 리듬을 조절한다 | 병원이나 장례식장에서 빛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
6부 [디테일의 디자인] 배려와 감동은 디테일로 완성된다
1. 환자를 떠나게 하는 건 디테일이다
환자를 배려하지 않는 공간 설계는 불편하다 | 인테리어는 아름답지만 서비스는 형편없었다 | 사용자가 다른 병원은 디자인도 달라야 한다
2. 디자인의 디테일은 태도다
문손잡이 디자인에도 사용자 존중이 드러난다 | 디테일 효과는 의식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3. 오감을 자극하는 병원이 성공한다
시각만이 아닌 오감을 고려한 디자인이 성공한다 | 감성 자극 프로젝트로 환자의 정서도 만족시킨다
4. 별자리가 있는 중환자실을 만들다
환자 중심의 사고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다 | 별자리가 있는 중환자실을 만들다
5. 걷고 싶은 길과 2평짜리 기도실을 만들다
추억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아름다운 길을 내다 | 타인에 공감하는 기도 공간을 만들다
7부 [이니셔티브 디자인] 문제를 설정하는 힘이 디자인 역량이다
1. 공간 디자이너는 공간의 본질에 주목한다
공간디자인에서는 무형의 가치가 중요하다 | 공간 디자이너는 대중의 니즈를 실용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2. 다름을 조율하고 협력으로 창조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 충돌을 조정하고 조율한다 | 커뮤니케이터가 돼 모두의 협력을 이끌어낸다
3. 공간 디자인은 인문학과 긴밀하게 연관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서 출발한다 | 인문학은 문제의 본질을 냉정하게 통찰하는 것이다
4. 지식 협력의 네트워크로 디자인적 사고를 하라
에디슨에게서 디자인적 사고를 배우다 | KHC와 HSS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 협력을 실천하다
5. 이니셔티브 디자인은 문제 설정에서 좌우된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병원을 디자인하다 | 문제 해결은 기본이고 먼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에필로그 현장의 땀과 눈물을 글로 옮기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하루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미국에서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찾기 힘든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한국에서 20여 년간 개발자로 일하다가 미국 유학을 결심한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이었다. 평생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에 갔는데 익숙하게 이용하던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지하철 역사 공중화장실만 가도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있다. 일반 화장실과 입구가 아예 분리되어 있어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공간도 널찍해서 휠체어를 탄 사람도 무리 없이 드나들 수 있다. 반면 미국의 화장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화장실이 따로 없다. 여러 칸 중 하나를 휠체어가 들어갈 정도로 조금 더 크게 만들고 벽에 안전손잡이를 설치한 것이 전부다. 세계 최고의 장애인 재활 및 복지 선진국이라 인정받는 미국에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거의 없다는 건 상당히 놀라웠다. 전용 화장실이 없으면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작 글쓴이의 이야기는 달랐다. 휠체어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은 전용공간을 보장하는 한국의 화장실보다 미국의 화장실에서 오히려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는 화장실에서 ‘인간의 기본 권리를 차별 없이 보장받는 사회’를 경험했고 큰 위로를 받았다.
건축계의 오래된 농담으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 건축 분야는 유독 위에서 내린 결정을 그대로 수용해 따르는 톱다운top-down 방식의 의사결정 관행이 있다. 건축을 발주하는 건물주, 즉 고객이 내리는 판단이 최종 결정을 좌우한다. 고객을 얼마나 만족시켰느냐에 따라 건축가나 디자이너의 전문성이 평가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설계 단계에서 건물주의 취향과 기대심리를 찾아내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게 된다. 때론 아예 고객이 디자인 방향을 결정짓고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고객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건축주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건물을 지어놓고도 행여 잘못된 사항이 생기면 설계자를 탓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위 잘나가는 건축가나 유명세 있는 디자이너에게 설계를 의뢰하는 것이다. 명성에 힘을 입어 지어진 공간에 만족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구미에 딱 맞지 않고 행여 하자가 발생할 경우 건축주는 문제의 책임을 설계자나 시공자의 탓으로 돌린다. 그만큼 공간을 만들고 바꾸는 일은 참으로 힘들고 험한 직업이기에 건축을 하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성당의 고해성사실과 같은 ‘소통의 진료실’을 요구했던 군산 휴 내과 원장은 진료실 밖 대기실에 대해서도 좀 더 혁신적인 도전을 감행했다. 병원을 주민들이 마실 오는 동네 사랑방으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진료시간 이후 병원 대기실을 주민들과 공유하겠다는 의뢰인의 의견을 반영해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먼저 벽면의 창을 최대한 크게 냈다. 햇빛을 실내로 가득 들여와 자연의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함이었다. 정서적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 전체에 부드러운 곡선과 다채로운 색감을 적용했다. 벽면 TV를 향해 일렬로 고정된 의자들은 모두 이동형 의자로 교체했다. 대기실의 환자든, 사랑방의 주민이든 자유롭게 의자를 옮겨 편한 위치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병원이 동네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길 원했던 원장의 바람은 이뤄졌을까? 리모델링 후 주민들은 정말로 병원 공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마을에 이슈가 발생하면 이곳에 모여 회의를 하고 청소년들이 독서 모임을 열기도 한다. 주민들에게 병원은 아플 때 오는 곳이 아니라 언제든 들러 대화하고 쉴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되었다.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을 때조차 사람들은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는 공간에 대한 요구들이 한동안 위축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많은 병원이 닫힌 공간으로 변했다. 하지만 병원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며 그 안에서 치유의 힘이 생겨난다고 믿는 의사들의 열망이
다시 타올라 의료 현장의 작은 실험들이 지속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