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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3010747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4-02-28
책 소개
목차
이건 꿈일 거야
회색 생쥐, 초승달
그깟 사료 봉지가 아니야!
고양이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또 다른 고양이들
버려진 그날의 기억
희망의 배신
뚱보 고양이
풍 아저씨
몸속의 블랙홀
사라진 보리
기다리고 있어!
슬픈 이별
난 고양이야!
책속에서
“끼익!”
검은색 승용차가 천변에 멈춰 섰다. 아빠는 뒷문을 열고 보리의 뒷덜미를 잡았다.
“집으로 찾아올 생각 말고…….”
아빠는 언덕 아래로 보리를 떠밀고는 사료 봉지를 집어 던졌다. 중심을 잡지 못한 보리가 미끄러지듯 구르다 그 봉지에 턱 걸려 멈췄다.
“부르릉!”
시동 거는 소리가 들렸다.
“같이 가요. 아빠!”
뒤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정체 모를 어둠이 발목을 붙잡았다.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채 보리는 축축하고 음산한 것들에 휩싸였다.
- <이건 꿈일 거야> 중에서
세상에는 사료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이 아주 많았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엄마와 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며칠 전에는 휴게소에서 엄마랑 닮은 사람을 보고 달려가려고 한 적도 있다.
그때마다 보리를 말린 건 초승달이었다.
“인간들을 믿으면 안 돼. 먹을 걸 나눠 주는 착한 인간도 있지만, 너 같은 고양이를 발로 차는 인간도 많이 봤어. 그러니까 함부로 나서지 마.”
보리의 기억 속 인간들은 나쁘지 않았다. 엄마와 언니도 그렇고, 보리를 예뻐한 엄마 친구들도 많았다. 하지만 초승달 말을 듣기로 했다. 자신을 지켜 주려는 초승달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 <고양이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중에서
“엄마!”
유모차 앞으로 뛰어나가려던 보리는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었다. 언니 옆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니는 다정하게 강아지 입에 먹을 것을 넣어 주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충격에 뒷걸음치던 보리는 나무에 부딪혀 넘어졌다. 엄마가 저만치 사라졌지만 일어설 수가 없었다.
“야아아우웅…….”
한참 후에야 눈물이 흘러내렸다.
땅거미가 드리워져 그림자가 사라질 즘에야 눈물이 다 마른 보리가 일어났다. 그리고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 <희망의 배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