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을 훔치는 아이

모든 것들의 고유한 빛
신사의 제안
여행의 시작
이게 색깔이군요
슈파 마을 대축제
소년의 후회
마음속 검은 웅덩이
부자가 된 리안
색깔을 파는 가게
색깔을 돌려줘!
평범한 소년

“색깔? 그게 뭔데요?”
리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색깔’은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단어였다.
“모든 것들의 고유한 빛!”
알 수 없는 그 말이 리안의 마음을 묘하게 두드렸다. 리안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온통 회색빛이라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집도, 나무도, 꽃도, 심지어 사람들조차 하나같이 거무죽죽한 회색에 가까웠다.
_<모든 것들의 고유한 빛> 중에서

신사가 부드럽게 웃었다.
“너에게 좋은 제안을 하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단다.”
“제, 제안이요?”
“엄마를 위해 바르풀을 살 수 있게 해 주마.”
순간 리안은 바르풀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되나요?”
리안이 조심스레 물었다. 신사는 가끔씩 온순하고 친절한 웃음을 흘리며 긴 이야기를 이어 갔다. 마치 낯선 세계에 대한 흥미진진한 사실을 듣는 듯 리안은 그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그럴수록 머릿속에 빛이 찬란하게 쏟아지는 것 같더니 이내 심장에서 북소리가 들렸다.
_<신사의 제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