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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093085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3-07-25
목차
1부 마른 꽃 갈피에서 멈춘 시곗바늘
사이의 바람
편작은 어디서 잠들고 있을까
샤크콜러
오리무중 세상
드라이플라워
시계추 새
모음모음의 물구나무서기
마두금
페루에서 온 미라
화 화
달의 시간
피치카토먼지나비
라르고의 숨결
술의 말
2부 노란 민들레 홀씨, 하얀 혼으로
흰나비 무밥 속으로
서랍
얼음 옷장
별이 된 아버지
흰 구름
통일부에서 온 편지
멀고 먼 강, 그 얼음 길
아우슈비츠의 하늘
장마
모성
산책
고추 타령
골판지
오대산 선재길
3부 저 연둣빛 꽃 속에 웅크리고
음악은
몽블랑에서의 시간
계보의 강, 그 얼음 성
고백
기억의 지속
라스트 댄스
풍금새
유리알 숨
시작과 끝의 간극
변극
내가 없는 시간 속에서
겨우살이
언약의 무게
초대하지 않은 손님, 밤벌레
닿을 수 없는 존재^
4부 ‘첫’들이 솟구치는 방
아주 오래된
낮손님
깽깽이풀
물의 마임
무지개다리
말의 안개탑
비밀의 문
경찰청에서 온 문자
로프 공
사과 반쪽
그물망
첫눈
은수저의 춤
단돈 삼천 원 이야기
새들의 에마리오
해설 _ 존재의 본향을 찾아가는 시인의 길
이영춘(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이의 바람
바람과 구름이 기차를 탄다
별의 레일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별과 하늘은 허리가 무거워 출렁 휘고 허리 휜 하늘은 새의 깃털 속에 고개를 묻는다 새는 겨울 나뭇가지 위에 달그림자로 얼어붙는데 다리가 긴 바람은 초가지붕 위에 눕는다 달의 둥근 얼굴이 박 속으로 숨고 은빛 가루처럼 쏟아지는 달빛은 간이역 난간에 어깨를 기댄다
역과 역 사이
달과 달그림자 사이
그 사이에서 나는 늘
떠도는 바람이다
드라이플라워
어느 교실에서도 배운 적이 없는 꽃의 언어 장미의 언어 투탕카멘의 피라미드 속에서 미라가 된 언어 미라가 된 장미, 고비 사막의 바람에 날리는 모래알 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잠이 덜 깬 나에게 날이 선 말소리, 고막에 생채기를 그으며 뇌의 회로로 향한다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사막여우의 빙의憑依인가 빙빙 도는 뇌의 회로를 타고 오는 꽃의 말 심해보다 깊은 언어 속에서 나는 장미의 말꼬리를 놓쳤다
어느 그믐밤 석궁에 묻힌 샤자한 왕비의 무덤 속으로 내 숨소리가 벼락처럼 내리치는 듯하고 천둥의 장대 끝에 서서 내 정수리를 내려다본다 장미의 말을 프리즘에 가둔 나를
마른 꽃 갈피에서 멈춘 시곗바늘이 옆구리를 툭 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