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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4047247
· 쪽수 : 64쪽
· 출판일 : 2025-11-20
책 소개
목차
Track 01. 서울 평창동 리트리버
Track 02. 악마와 천사
Track 03.츤데레 리트리버
Track 04. 대환장 똥파티
Track 05. 개팔상팔
Track 06. 배부른 예술
저자소개
책속에서
Track 01.
서울 평창동 리트리버
하늘은 유난히 맑고 아름다웠다. 그 날 내가 느낀 에너지는 심플하지 않았다. “오 마이 갓! 오늘 내 인생에 사건 하나 터지겠는데” 싶은 강한 에너지였다. 인생은 왜 늘 기막힌 타이밍에 장난을 치는지, 보통 이런 묘한 느낌이 드는 날엔 복권당첨이 되거나 주식이 오르는 좋은 징조보단, 물건이 고장나거나 갑자기 불편한 사람이 나타나는 불길한 법인데 그날은 조금 달랐다. 왜인지 불길하면서도 묘하게 설레이는 에너지가 돌고 있었고 그 순간, 남편의 전화기가 울렸다. 환장할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고 역시나 인생의 큰 사건은 예고없이 훅 들어오는 법이었다.
(중략)
“현실을 봐라. 리트리버다. 이건 귀여운 인형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라고! 정신차려!” 나는 뇌가 보내주는 모든 현실적 시그널을 귓등으로 흘려보냈다. 내 마음은 이미 리트리버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고 남편의 영혼 역시 같은 곳을 향해 들어가고 있었던게 분명했다.
그래! 인생의 모든 미친 선택은 늘 충동에서 시작되는거야.
Track 02.
지랄발광 리트리버 [악마와 천사]
나도 처음에는 “리트리버 = 온순한 천사 ” 라는 소문만 믿고 덜컥 입양했다가, 집이 박살나는 소리를 매일 들었다. 벽지는 뜯기고, 쿠션은 분해되고, 내 멘탈은 고장나고...그렇게 내 팔을 족발마냥 씹으려 했다. “이게 진짜 천사면 나는 왜 지옥에 있는거지?” 싶었다.
(중략)
리트리버와 함께하는 시간은 매일 전쟁같지만 그 전쟁 속에서 나는 더 단단해졌고 더 유연해지고 무엇보다 더 웃을줄 아는 인간이 되었다. 결국 리트리버는 내 삶을 바꿨다. 집을 망가뜨린 대신 망가져있던 나를 완성시켜주고 있었다.
Track 03.
츤대레 리트리버
조이는 7일치의 밥을 하나도 입에 대지 않았다. 집에 잠시 들렀던 남편이 밥이 그대로 있는걸 보고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한다. 우리가 집에 돌아오지 않던 날들 동안 꺼진 불빛속에서 오매불망 매일 우리만 기다렸던 것이다. 아무리 앞집 언니가 꼼꼼히 챙겨줬어도 조이는 오지 않는 우리만 기다렸던것이다. 그래도 밥은 좀 먹지...아무리 말해줬어도 알 리가 없었을 조이는 우리가 돌아오지 않는 날들 동안 텅빈 집안에서 혼자 얼마나 두렵고 무섭고 외로웠을까. 말 한마디 없지만 조이는 늘 말해주고 있었다. “많이 사랑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