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

시인의 말_둥실둥실 재미난 생각 여행

1부 밤하늘을 먹는 법

사각사각 배추책 읽기
반짝이 못
둥근 테두리 시계
밤하늘을 먹는 법
숟가락의 힘
틀린 그림 찾기
먼지1
먼지2
먼지3
틈
마음 재활용법

2부 꽃 발자국

꽃씨는 1학년
꽃의 위로
풋맛 익히기
봄의 낙서
길모퉁이 아침
사과 벌레
꽃 발자국
비 온 뒤
감자
별자리1
별자리2
별

3부 햇살 도화지에 그린 그림

공1
공2
못의 마음
빨래1
빨래2
책의 귀
항아리 뚜껑을 열어놓는 까닭
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
나는 빨래다
햇살 도화지에 그린 그림
풍선

4부 호수가 잔잔한 까닭

지구
추석 달
신호등
담쟁이
책
도장
책 읽는 배추벌레
가을
정다운 밥
오솔길
보름달
호수가 잔잔한 까닭

5부 산의 쉼표들

김밥 꽁지
아이스크림 먹는 해
얼음새꽃
나팔꽃
민들레
시계1
버릇 청소
산의 쉼표들
크리스마스
소
눈 온 날
시계2

해설_실험적이고 개성적인 동시_전병호

조그만
웅덩이에

참새들
다투지 말고
나눠 먹으라고
띄엄띄엄
빗물 담아놓았다

학교 가는 길
내 운동화 젖지 말라고
발 디딜 곳
남겨놓았다

― 「비 온 뒤」 전문

공은
콩닥 어디엔가 부딪치면
팔딱팔딱 가슴이 뛴다

발부리에 닿아 빠르게 날아오르는 축구공
손바닥에서 가뿐히 들어 올려지는 배구공
방망이 맞고 저 멀리 튕겨 나가는 야구공

공은
통탕 부딪치면서 큰다
두근두근 도전하면서 산다

― 「공 1」 전문

툭툭, 망치가 칠 때

아프다고 엄살 부리며
얼른 등 구부리는 못이 있다

살살 발끝 넣고 힐끔 눈치 보다가
수건 한 장만 걸어도 톡, 떨어지는 못이 있다

꿋꿋이 참고 어깨까지 잘 박혀
뻐꾸기시계를 들어주는 못이 있다

꼭꼭 안 보이게 온몸 감춰
누군가 쉴 나무 의자를 만드는 못이 있다

다 마음먹은 그대로

― 「못의 마음」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