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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5189328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4-02-21
책 소개
목차
열네 살 땅꼬마
봉알 사건
도전! 전국 퀴즈왕
불편한 이웃
최고의 커플
비열한 놈
공부만 잘 하는 얼간이
내 일에 상관하지 마
무한 반복
제도의 틈새에서 소외되는 사람들
시스템 다운
멍청아, 왜 그랬어?
바퀴벌레 같은 아이
불길한 징조
재활용품 수거 작업
너나 잘 해!
첫 키스
이것이 인생이다
초파리 떼 소탕 작전
아빠는 거짓말쟁이
잘못된 만남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날 밤의 비밀
학교에 가는 길
너는 나의 절친
샌드달러 성게
형, 내 일기 읽고 있어?
리뷰
책속에서
봉알 사건
새 도시로 이사 온 열네 살 소년 헨리. 헨리는 심리 치료사인 세실 선생님의 조언으로 내키지 않는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일 년 전에 헨리의 형 제시는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친구를 총으로 쏘아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그 일로 엄마는 다른 도시의 병원에 입원을 하고, 헨리와 아빠는 그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도시로 도망치듯 떠난다. 하지만 이사 온 아파트에서는 어울리고 싶지 않은 이웃들이 시시때때로 말을 걸거나 간섭을 하고, 학교에서는 또 다른 왕따 팔리 웡이 접근해 온다.
형이 연단에서 내려오자, 교장 선생님이 한쪽으로 데려가 귀에다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제시 라슨, 어서 올리렴.”
“뭘요?”
“얼른 올리라고! 앞지퍼.”
순간, 형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형이 연단 위에 서 있던 내내 바지 앞지퍼가 열려 있었다! 사실 살다 보면 여기까지는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일주일 전에 엄마는 형에게 빨랫감을 빨래 수거함에 넣어 놓지 않으면 빨아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형은 버릇대로 빨래를 수거함에 넣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아침에는 깨끗한 팬티가 하나도 없었다. 형은 더러운 팬티를 입느니 차라리 안 입고 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형은 팬티를 입지 않은 채로 등교를 했다.
이 말은 곧 포트살리시 중학교의 전교생이 형의 앞지퍼 사이로 본 것은 팬티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전교생은 형의 ‘그것’을 봤다. 라슨 가문의 자랑, 형의 덩어리, 형의 ‘불알’을.
공부만 잘 하는 얼간이
헨리는 자신의 이야기가 들통나는 것이 싫어서 누구와도 친해지고 싶지 않지만, 곧 팔리가 자기처럼 레슬링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연다. 팔리가 속해 있는 ‘도전! 전국 퀴즈왕’ 연습을 하면서 독특한 성격을 가진 앨버타와 티격태격하며 조금씩 친해진다.
앨버타는 웃으며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때서야 나는 앨버타가 약간 사시라는 걸 알아차렸다.
“언니 이름은 뭐야?”
“온타리오.”
“진짜?”
“아니. 언니 이름은 크리켓이야.”
“장난 그만해.”
“장난 아니거든. 우리 엄마가 지은 이름이야.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이 크리켓이었거든.”
앨버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네 이름은 누가 지었어?”
“우리 아빠. 그때 엄마 아빠가 앨버타 주 포트맥머리에 살거 있었대. 무슨 말인지 알지? 내가 엄마 배 속에 수정되었을 때 말이야.”
앨버타는 으웩 하는 흉내를 냈다.
“그래도 좋게 생각해. 네 이름이 포트맥머리가 아닌 게 어디야? 그리고 너를 임신하셨을 때 뉴타운랜드 같은 데 살고 계시지도 않았고.”
앨버타는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히이!”
재활용품 수거 작전
세실 선생님과 친구들, 의외로 같은 아픔을 간직한 이웃들의 도움으로 헨리는 점차 안정을 찾아간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여전히 그 사건의 후유증을 이겨 내지 못한 채 마음의 빗장을 풀지 않는다. 그러던 중, 멀지 않은 도시 시애들에서 세계레슬링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다. 레슬링은 행복했던 시절의 헨리네 가족이 모두 좋아했던 스포츠이다. 헨리는 레슬링을 함께 보고 나면 엄마와 아빠도 사이가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며, 팔리와 함께 입장권 살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저기 답이 있네.”
앨버타가 말했다. 팔리와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앨버타를 바라보았다.
“400달러를 빨리 벌어야 한다며?”
앨버타는 재활용품 수거함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재활용품은 일주일에 두 번 수거해 가잖아. 그러니까 수거해 가기 전에 너희 둘이 먼저 차지해. 브로드웨이 가에 있는 재활용품 수거 창고에 가져다 주고 돈을 받는 거지.”
팔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럼, 대략 얼마나 벌 수 있는 거지? ……학교에 재활용품 수거함이 이십 개 있고, 전교생이 천이백 명이니까, 일주일에 수거함 하나에서 깡통이랑 유리병을 스물다섯 개씩만 모은다고 해도……. 잠깐, 유리병이나 깡통이나 한 개당 10센트지? 그럼, 일주일에 50달러를 버는 거잖아!”
팔리는 손을 높이 들어 앨버타와 짝 하고 마주쳤다.
“헨리, 하자. 쉽게 돈 버는 거야!”
“안 해! 다른 애들한테 얼간이처럼 보일 거야.”
앨버타가 콧방귀를 뀌었다.
“뭐, 딱히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닌데, 너희 둘은 GWF 광팬이야. 지금도 충분히 얼간이라고.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히이!”
…내 뜻을 공식화해 두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나는 앞으로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결코, 돈을 벌기 위해 비굴하게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겠다. 팔 리가 아무리 빌며 애원한다 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