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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95710058
· 쪽수 : 186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기차 여행
양림동
대통령의 죽음
낯선 광주
브랜트는 허풍쟁이
다락방의 비밀
무서운 소문
나쁜 꿈
그들의 거짓말
군인과 아이스티
아빠의 사진
이상한 파자마 파티
열흘 후
에필로그
그해 오월 광주
Ten days in May
리뷰
책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어. 근데 경찰들이 와서는 학생들이랑 막 싸우기 시작하는 거야! 학생들은 돌을 던지고 경찰들은 눈물 가스를 쏘아대고 난리도 아니었다니까!”
“아이스티 좀 드릴까요?”
나는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물었어요. 이제는 내 귀에 다 들릴 정도로 심장이 쿵쿵 뛰었어요.
내가 친절하고 상냥하게 군다면 군인들도 그럴 거야. 아마 내가 준 음료수를 마시고 나면 그냥 가 줄 거야. 꼭 그렇게 되어야 했어요. 지금 다락에 숨은 학생들을 지킬 수 있는 건 나뿐이었으니까요.
우리는 바깥에서 나는 총소리와 양림동 선교 마을 바로 가까이에서 맴도는 헬리콥터의 소리를 들으며 겁에 질려 옹송거리며 모여 있었어요. 혹시라도 빛이 새어 나갈까 봐 불도 켜지 못했어요. 소리 내어 기도하기조차 어려웠지요. 나는 속으로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하느님, 우리가 안 보이세요?
광주를 잊어버리신 거예요?
막내 고양이는 왜 데려가신 거죠?
더 이상 우리를 사랑하지 않나요, 그렇죠?
기도가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들이 마음속을 가득 채웠어요.
새벽녘에 아기가 무엇엔가 소스라치게 놀란 듯이 갑자기 깨어 울기 시작했어요. 모두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좀 해 봐요.”
누군가 속삭이듯 말했어요.
“나는 죽기 싫다고요.”
겁에 질린 한 학생이 울먹이며 말했어요.
나는 엄마 품으로 파고들었어요. 만약 선교 마을을 수색 중인 군인들이 아기 울음소리를 듣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어요.
우리도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대령의 아이들처럼 도망쳐야 할까요?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날아다니며 총을 쏘아대는 이 한밤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