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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줄 수는 없어도

보여줄 수는 없어도

(나를 변화시킨 아이들)

류영선 (지은이)
휴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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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줄 수는 없어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보여줄 수는 없어도 (나를 변화시킨 아이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5883882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7-01-23

책 소개

류영선 에세이. 서른두 해 동안 아이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류영선 선생님의 사랑과 깨달음이 담겨 있는 책이다. 저자는 맑고 고운 제자들의 노랫소리부터 말썽을 피웠던 학생이 의젓하게 변화되는 모습, 동료 교사들과의 행복한 시간, 그리고 두 자녀의 엄마로서 못다 한 이야기까지 나지막하게 전한다.

목차

들어가는 글

1장 배우는 기쁨, 가르치는 보람
1. 정빈이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
2. 학교 가는 길
3. ‘책’이 고파야 책을 먹을 수 있다
4. 툴툴이 옹달샘과 퐁퐁이 옹달샘
5. 첫 만남, 첫 이야기
6. 소풍 가던 날
7. 느림, 기다림, 그리고 그리움
8. 사계절의 아이들
9. 때를 기다리는 마음
10. 바른이 가족의 약속

2장 그때 그 시절
1. 동 학년 행복 연구실
2. 나를 변화시킨 아이들
3. 안개와 그리움
4. 의사와 컴퓨터, 그리고 선생님
5. 칭찬과 꾸짖음은 종이 한 장 차이
6. 합창 발표회의 추억
7. 졸업생에게 주는 글
8. 청소합시다
9. 한 끼 밥의 품격
10.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

3장 선생님도 꿈이 있을까
1. 자유인을 꿈꾸며
2. 귀 무덤을 보고
3. 즐거움과 외로움을 찾아서
4. 선생님의 꿈
5. 함께 배우는 기쁨
6. 어린이 임원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7. 제비가 학교에 공부하러 왔어요
8. 풀과 꽃과 아이에 대하여
9. 스마트폰의 노예
10. 우리 학교 6학년

4장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
1. 별이 어머니께
2. 올해 다시 날아온 제비의 학교생활
3.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
4. 네가 행복해진다면
5. 마음으로 주고받은 편지
6. 길고양이 가족
7. 학생생활기록부의 행동발달 종합상황
8. 딸에게 보내는 편지
9. 아들과 어머니
10.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

마치는 글

저자소개

류영선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3년 이른 봄날, 진주 근처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1984년 진주교육대학을 졸업했고, 조그마한 벽지학교에 처음 부임한 후, 서른두 해 동안 여러 학교에서 햇살 같은 아이들을 만나 삶을 풍요롭게 했고, 혈육 같은 동료 선생님과 따 뜻한 정을 나누었으며,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학부모를 만나 말 없는 격려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 여기, 행복한 삶의 한가운데서 진짜 선생이 되기 위해 조심스러운 걸음을 내딛고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나를 변화시킨 아이들

1990년 6학년 5반, 내가 만났던 51명 아이들은 주체할 수 없는 끼와 당돌함, 그리고 정을 가득 품은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다.
그때 나는 스물아홉 살 미혼이었다. 교사경력 7년 차의 초보를 막 벗어났던 시절, 겁 없고 의욕이 넘쳐났던 그런 때였다. 초보 딱지를 갓 떼 내고 최고의 운전자가 된 듯 자만으로 가득 차 도로에서 좌충우돌하는 운전자 같았다고나 할까. 나름 넘치는 의욕이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미덕이라 여기며 6학년 5반 우리 교실에서 군림(?)하고 있었다.

학기 초에 아이들을 잡지 않으면 1년이 괴로울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생활지도를 한답시고 아이들을 사사건건 얽매었고 혹시 아이들에게 얕보일까 봐 강한 척, 센 척하며 위압적인 태도로 아이들을 길들이려 했다. 학습시간에는 무조건 능력 위주로 칭찬했고 월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가차 없이 매를 들기도 했다. 1등이 아니면 아무 쓸모가 없다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
3월, 4월, 별 말썽 없이 지나갔고 성적도 학년 전체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스승의 날을 앞둔 5월 어느 날, 배가 갑자기 아파 수업이 채 끝나기 전에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볼일을 끝내지 못했는데 쉬는 시간 종이 울렸고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야! 5반, 너희는 스승의 날 이벤트 어떻게 할 건데?”
“스승의 날 좋아하시네. 우리 유령히스테리한테는 그런 것 안 해도 된다. 짜증 난다.”
인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사람이고 우리한테는 관심도 없다.”
“노처녀 히스테리가?”
한참 동안 5반 선생인 나를 욕하고는 우르르 사라졌다.
‘이것들을 그냥…….’
맘 같아서는 당장 뛰어 나가 요절을 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수치심에 치를 떨었다. 이 사태를 어찌 해결해야 할지 눈에 보이는 것이 없을 지경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애써 추스르고 교실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다음 시간 수업을 준비하고는 예의 얌전하고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말갛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꿀꺽’ 침을 삼키고 애써 태연한 얼굴로 수업을 진행하는 내 머릿속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복잡해졌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학급경영에 은근한 자부심까지 들 정도로 그동안 모범적이고 예절 발랐던 아이들의 행동은 진심이 아니었단 말인가.
인애와 동참했던 아이들과 대화를 해보고 싶었지만, 감정이 앞설 것 같아 자제하고 지켜보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인애는 항상 도발적인 눈빛이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동안 내가 모르고 있었던 학급 분위기를 아무 일 없었던 듯 조용히 관찰했다.
내가 있을 때는 쥐죽은 듯하던 교실이 잠시 자리를 비우면 활기가 넘쳤다. 그렇게 의젓하고 멋지던 반장과 똑소리 나던 부반장을 필두로 춤과 노래는 기본이었고 앞에 앉아 있던 장난꾸러기 승훈이의 개그에 모두 난리였다.
그러다가 내가 교실에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침을 뚝 떼고 말 잘 듣는 아이들로 돌아와 있었다. 그동안 나의 왕국이라 생각했던 교실에서 나는 철저히 이방인에 불과했다. 아이들의 연극에 감쪽같이 속은 것 같아 마음이 쓰라렸다.

아이들이 돌아가고 난 후 텅 빈 교실에서 아이들이 남기고 간 흔적을 더듬으며 책상 앞에 앉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어디서부터 바뀌어야 하는지 그동안 내가 했던 행동들을 되돌아보았다.
잘 닦인 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딱딱하고 포악하고 과장되게 일그러져 있었다. 정말 예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몇 년 동안 교단에 서서 얼마나 많은 잘못을 했던 것일까. 아이들 잡는 노하우라며 후배 교사에게 했던 발언도 떠올랐다. 부끄러웠다.

아이들은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
그날부터 나는 나의 고집과 그동안 옳다고 믿었던 것들과 성과를 내기 위해 안달하고 그것을 통해 잘 가르친다고 위안 삼으려 했던 것들을 놓아 보기로 했다.
그러자 아이들 하나하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아이들답게 장난스럽고 꼭 그만한 나이의 아이들이 가질만한 선한 얼굴이었다.
며칠의 갈등과 고뇌, 회한과 반성을 거쳐 나는 나 자신의 문제부터 아이들에게 고백하기로 작정했다.
수업을 일찍 마치고 아이들 앞에 섰다.
그리고 그동안 나의 횡포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물었다.
“너희는 선생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
‘무슨 트집을 잡으려고?’ 하는 얼굴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며칠 전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며칠 동안 선생님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내가 잘하려고 했던 일들이 너희를 힘들게 했던 부분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학급은 선생님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너희를 위해 있는 것이다. 너희가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존재하는 것임을 잊고 있었다. 너희가 생각하는 우리 학급에 대해서, 선생님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 주면 좋겠다. 너희 이야기를 듣고 함께 우리 학급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싶다. 물론 너희와 함께 말이다.”

머뭇거리는 아이들의 침묵을 깨고 인애가 일어났다.
“선생님, 진심이세요?”
“그럼 진심이다. 오늘부터 나는 너희를 나와 동등한 위치에 놓고 나와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대하기로 했다. 인애 너도 그 날 화장실에서 나를 동등한 위치에 놓고 욕했잖아?”
오랜만에 농담까지 곁들여 부드럽게 말하자 봇물 터지듯 아이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선생님, 저는 제가 한 과제를 친구들의 손이 아닌 선생님의 손으로 점검받고 싶습니다. 과제를 하는 이유가 그것이잖아요?”
“체육 시간에는 체육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점심시간에 친한 친구들끼리 어울려서 먹도록 해 주세요.”
“쉬는 시간에 놀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그날부터 우리 반은 개혁을 단행했다. 아이들이 주인인 학급으로 만들어 가기로 했다. 모든 학급행사는 함께 계획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참여하기로 했고, 학급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짝은 2주일에 한 번 바꾸기, 일기는 일주일에 3~4일, 과제는 일기가 없는 날에 하기, 모든 결과물에 대한 점검은 선생님이 직접 하기, 체육 시간과 쉬는 시간은 자유롭게 쓰기, 청소시간은 즐겁게, 아침 활동은 다양하게…….
그리고 우리는 여름방학에는 기차를 타고 시골 우리 집에 가서 시골체험을 했고, 버스 타고 지리산 계곡에 찾아가 야영을 했고, 운동회 날은 기발한 응원으로 응원상을 차지했다. 그뿐이랴, 수학여행 때는 버스 기사님의 엄청난 칭찬을 들으며 끼를 발휘한, 최고의 즐거운 시간으로 추억을 만들었고, 그해 가을쯤에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고의 학급이 되었다.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하고 자유롭고 행복했다.
물론 아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사소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그 또래의 당연한 일임을 배우고 받아들였다.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해 가을, 끝자락에 나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특별휴가 하루 전날 소식을 전해 들은 아이들은 눈물을 보이며 내 앞을 서성거렸다.
그리고 결혼식 날 생각지도 않은 축복을 우리 반 그 친구들이 가져다주었다.
언제 연습했는지 하얀 셔츠에 빨간 리본을 맨 우리 반 친구들이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열창해 주었다. 변성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노래는 불협화음이었지만 나는 아이들 하나하나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었다. 장중한 저음의 현영이, 당찬 소프라노 인애, 음치 병규의 튀어 나간 소리…….그 노래가 그렇게 긴 노래라는 사실을 그 날 처음으로 알았다.
노래를 들으며 뿌듯함과 함께 뜨겁게 눈앞을 가리던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아이들과 교감할 수 있었다는 뿌듯함의 눈물이었다.
‘성과를 이루기를 원하면 포악해지고, 본질을 가르치면 선해진다’ 라는 교훈을 생각하고 실천하게 해 준 아이들아,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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