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미국여행 > 미국여행 에세이
· ISBN : 9791196100421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7-06-14
책 소개
목차
25 Grand Teton NP
26 Yellowstone NP
27 IDAHO
28 Good to See You Again, UTAH
29 Capitol Reef NP
30 Bryce Canyon NP
31 Zion NP
32 To Base Camp
33 Death Valley NP
34 Sierra Nevada
35 Yosemite NP
36 Kings Canyon NP
37 Sequoia NP
38 Mono Lake
39 Lake Tahoe
40 North California
41 Redwood NP
42 North PCH 1
43 San Francisco
44 South PCH 1
45 Los Angeles
저자소개
책속에서
누군가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도로가 어디였냐고 묻는다면, "그건 내일 달릴 도로였죠." 매일같이 수백 km를 달려도 오늘은 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가 보지 않은 길은 언제나 커다란 동경과 막연한 그리움으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동시에 강한 동기부여와 욕망을 자극한다. 오늘 아침, 다시 운전대를 잡으며 처녀비행을 하듯 새로운 도로에 올라선다. 그리고 이 길의 끝이 없었으면, 하는 무모한 바람과 함께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한다. 16,000km를 달리며 눈에 담았던 모든 풍경의 기억을 지워 버릴 수만 있다면 무척이나 행복할 듯하다. 그 모든 길을 처음인 듯 다시 달려 볼 수 있을 테니···. 이미 저장된 기억을 나는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부럽다. 당신은 그곳에 대한 저장된 기억이 없으며 머지않아 그곳으로 갈 것이므로···.
이제 계획을 실행할 때가 왔다. 한동안 삶이 늘어질 대로 늘어졌던 것은 먹어가는 나이 때문인지, 회사 때문인지, 아니면 내 삶의 목적이 희석되어 가는 탓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어쨌든 확실한 건 더 이상 이렇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변화를 주저하지 않던 내가 이곳에서 쓸데없이 오래 머물고 있었던 것은 안정감, 안락함, 편리함, 수월함, 넉넉함, 적당함...... 이런 단어들로 점철된, 그저 타협된 모습으로 그 조직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이기심 때문이리라. 이 시대에 당연한 듯 보이는 그런 이기심도 한계를 넘으면 이내 후회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왜냐하면 삶이 즐겁지 않으니까.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단지 그 거품이 걷힌 후에도 한동안 더 머물면서 쓸데없이 삶을 늘어지게 만든 내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고 싶은 것뿐이다. 월급쟁이한테 월급은 그만큼 무섭다. 무척이나 소중하니까...... 내 인생을 보호하기 위해, 내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내 늙은 부모를 보살피기 위해 우리는 매월 약을 받아먹는다. 이젠 약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몸에 좋은 듯했던 약도 자꾸 먹으니 위장병이 생기는 듯했다. 그리고 치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그뿐이다. 어떤 식으로든 치료를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뿐이다. 그러나 치료를 받는다고 새 인생이 펼쳐지는 것도, 앞으로 더욱 건강한 삶이 펼쳐지리라는 보장도 없다. 인생은 그리 쉽게 전환되지 않는다. 단지 행복을 느끼는 순간만이라도 부여잡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