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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91196260088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_제주시_
나이롱 012
딜다책방 016
라이킷 020
미래책방 024
바라나시책골목 028
책밭서점 032
캔북스 036
헌책방 동림당 040
_조천읍_
구들책방 046
만춘서점 050
사슴책방 054
시와그림책 060
_구좌읍_
달빛서림 068
소심한책방 072
인문카페 제주살롱 078
책방오후 084
책약방 088
혜원책방 094
_한경면_
무명서점 102
_한림읍_
달리책방 108
북스토어아베끄 112
_우도면_
밤수지맨드라미 120
_서귀포시_
그건, 그렇고 128
북타임 132
인터뷰 136
_남원읍_
라바북스 142
_안덕면_
어떤바람 148
_대정읍_
이듬해봄 15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러던 중 하루, 나는 ‘딜다책방’이라고 쓰인 흰 시트지를 오래보았다. ‘딜다’라는 글자 속에 만들어진 두 개의 사각형이 양쪽으로 열리는 두 개의 문처럼 보였다. 두 개의 문 너머에는 두 개의 전구가 켜져 있었다. 그제야 나는 머뭇거림 없이 책방 안으로 들어갔다. 닫혀있는 문을 여는 일과 접힌 책을 펴는 일은 다르지 않으니까, 거기엔 내가 배워야만 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_<딜다책방>
나는 앉은뱅이 테이블 아래로 다리를 쭉 편 채로 그곳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이따금 주인과 몇 마디 나누기도 했는데, 그녀의 말투와 눈빛이 맑고 다정했으므로 더 안심되었다. 벽면이나 책장에 드문드문 붙은 종이들에는 주인이 직접 옮긴 책 속의 문구들이 쓰여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여러번 읽었다. 아주 어두워져 밖으로 나왔을 때도, 집으로 돌아와 잠들기 위해 누웠을 때도, 나는 그 문장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또 서서히 흐려질 때쯤 나는 또 바라나시에 가겠구나, 짐작하기도 했다. _<바라나시책골목>
아무도 없어서 적막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없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이곳이 염려 없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켜켜이 쌓아올려진 돌벽, 새카맣게 때가 탄 나무책상, 삐거덕 소리를 내며 닫히는 작은 문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튼튼하게 이곳을 지켜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것은 책을 원하는 마음에게 책을 주고, 따뜻한 차를 원하는 마음에 찻잔을 건네는 ‘혜원’의 마음과 같은 방식일 것이다. 이때 ‘혜원’은 나 자신인 동시에 내가 아니어도 되는 모든 것들이다. 그러므로 ‘혜원책방’은 무인서점이 아니고 평대리의 바닷바람을 따라 도착하게 된 수많은 것들의 유인서점이다. _<혜원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