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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세계일주여행 > 세계일주여행 에세이
· ISBN : 9791196402570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001. 로마 | 불안 가득 안고, 드디어 도약.
002. 오사카 | 슬럼가 생활, 약자를 사랑하는 법.
003. 런던 | 귀국, 그리고 다시 찾아온 무기력함.
004. 함부르크 | 미운 인간 새끼.
005. 파리 | 예술의 도시.
006. 서울 | 변화란 좋은 거야.
007. 워싱턴 D.C | 푸른 하늘에 우울 뿌리기.
008. 베니스, 카셀, 뮌스터 | 그랜드 아트 투어.
009. 베를린 | 반성의 도시.
010. 암스테르담 | 후회와 추억 그 차이.
011. 제주 | 도랑에 빠진 스쿠터.
012. 브뤼셀 | 나무향 바람이 좋은 곳.
013. 푈클링켄 | 녹이 생명이다.
014. 뉴욕 | 잠들지 않는 도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고백이다.나는 무기력증을 앓고 있다.
병원의 진단을 받은 적도, 심리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도 없지만 지금 내가 거의 항상 무기력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인터넷 따위로 증상을 공부한 내가 스스로에게 내린 우스운 진단이다. 이런 상태가 된 것은 꽤 오래전이다. 언젠가부터 서서히 자라난 무기력함은 나를 중학생 즈음에 완전히 집어삼켰다. 어떤 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것도,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것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됐다. 마치 선천적인 비염 환자가 비염 없는 삶을 겪어보지 못해 자신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는 무기력하지 않은 상태가 어떤 것인지도 가물가물해질 지경이라 이제는 침대에서 바라보는 거무튀튀한 창밖이 익숙하다. 게다가 사람이 싫다. 타고난 결여다.
그렇지만 나의 상태가 죽음으로 귀결될 정도로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니기에 무기력증은 베일에 꼭꼭 숨겨두었다. 사실 털어놓을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인 것도 있다. 누군가에게 내 상태를 고백하기엔 솔직히 내가 가진 것이 많기 때문에 갓 성인이 된 온실 속 화초의 복에 겨운 투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애매한 질병이 나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놈과 함께라면 나는 죽을 때가 되어서까지 자괴감에 휩싸여 있을 것 같다.
-프롤로그 중
그 이상한 아저씨를 만난 것은 함부르크 어느 길거리 지하에 위치한 작은 도미토리였다. 그 사람은 내 바로 앞 침대에 머물고 있었는데, 우리가 방에 처음 들어갈 때 노트북을 보느라 누가 들어오는지 돌아보지조차 않더니 일행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곧 돌아보며 나에게 갑자기 ‘헬로오우’ 라며 인사했다. 갑작스러운 인사에 매우 당황한 나는 그 자리에서 ‘하...하이!’ 라 해버렸다. 뇌가 어떻게 된 건지 순간적으로 일본어가 튀어 나간 것인데, 아마 ‘hi’라 알아들은 것 같았다.
- 함부르크 | 미운 인간 새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