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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71713868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5-04-09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Chapter 01 베녜 순례
Chapter 02 권투 선수와 요리사
Chapter 03 낯선 국수
Chapter 04 어쩌다 금식
Chapter 05 망명과 시가
Chapter 06 슬로 도그와 페퍼로니 롤
Chapter 07 블루스 거리의 키베
Chapter 08 몽고메리의 가녀장들
Chapter 09 비밀의 버터
Chapter 10 아버지의 죽음과 생명의 물 아쿠아비트
Chapter 11 진짜 새우의 맛
Chapter 12 불멸의 패터슨
Chapter 13 나이지리아 허슬
Chapter 14 독일식 머스터드
Chapter 15 파스트라미 궁전
Chapter 16 두 옥수수빵 이야기
에필로그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제가 물려받은 한국의 유산 가운데 지금까지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음식입니다. 한국 음식이 쌓아준 맛의 토대가 오늘날까지 제 밑거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학교에 함께 다니는 미국인 친구들의 삶이 저와는 너무도 달라서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피자나 햄버거,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미국인 친구들은 집에 돌아가 저녁에도 비슷한 음식을 먹었지만 저는 집에 와서 게장과 김치찌개를 먹었지요. 커서 셰프가 돼서야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그들 역시 음식에 관한 한 저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_ 「한국 독자들에게」 중에서
뉴욕대학교에 들어간 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디슨 애비뉴와 28번가 모퉁이에 있던 식 당 빅 애플 다이너Big Apple Diner에서 일했다. 부엌일에 능숙한 내게 식당 일은 쉬운 돈벌이였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뿐이었다. 어쨌든 학교에 다녀야 했으니 말이다. 매일 새벽 4시 30분쯤 출근해 불을 지피고 팬케이크 반죽과 머핀 반죽을 만들었다. 그런 뒤 전날 밤에 썰어 물에 담가놓은 감자를 건지고 함께 볶을 채소를 썰었다. 배송된 빵과 베이글을 받은 뒤 달걀을 실온에 꺼내놓았다. 정확히 아침 6시 15분부터 손님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일이 끝나면 마가린 과 블루베리 머핀 믹스가 얼룩덜룩하게 묻은 티셔츠를 입고 라틴어 수업에 들어갔다. 수강생은 대부분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었다. 나는 동사 활용형을 읊으면서 동시에 동정과 혐오가 어린 학우들의 눈총을 견뎠다. 그러다 결국 깨끗한 옥스퍼드 셔츠를 따로 준비해 갈아입고 수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_ 「도넛 순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