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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909986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3-12-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Somewhere in Time
아줌마, 나를 그리다
로실드의 바이올린
아카풀코에 대한 희망
우리가 뭔데
가족이라는 착각
엄마와 병아리콩
너의 마음속엔 강이 흐른다
봄날의 물김치
당신과 나의 레시피
청바지 가랑이가 터진 날
그래 좋아
착각 시리즈
꽃이 피지 않는 목련의 운명
구멍 뚫린 상자 속 양 한 마리
In un'altra vita또 다른 삶에서
말하다 그리고 간직해 두다
책에도 운명이 있다
위대한 유산
나만의 자동기술
일이 너무 하고 싶어요
폴 세잔처럼
내가 그림이 되다
할머니 담배 ‘태던’ 시절에 대하여
경멸과 증오가 유산이 되지 않게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아직도 차마 하지 못하는 이야기
꽃, 별 그리고 나의 멜랑콜리
에필로그. Life
저자소개
책속에서
보라색 머메이드지로 감싸 노트를 한 권 만들었다. 또 비가 온다. 비가 오는 날엔 보라색이 좋다. 보라색 하니 떠오르는 방탄소년단, 그들은 ‘사랑해’를 ‘보라 해’라고 말하지. 끊임없이 비가 오니 생각도 추적인다. 노트에 이름을 쓸까 하다, 내 얼굴을 그려 보자,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과 엄마에게 얼굴을 그려서 보여 준 적이 있다. 다들 어김없이 자기 아니라며 연습을 더 하라는 둥 맘에 들지 않는다는 둥 말이 많았다. 어차피 핀잔 들을 거 나를 보고 그리자, 그 어떤 모습이건 모두 나인데, 받아들이기가 그렇게 어렵겠어?
- 아줌마, 나를 그리다
아주머니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나는 속으로 적지않이 당황했다. 역시 옷이 문젠가.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답했다. “호호, 네, 그래서 안 앉아요. 날도 더운데 더 더울까 봐요.” 다시 잘 보니, 몽당연필 선 같은 몸에 마침표 같은 눈을 한 아주머니. ‘비대하다’는 말은 ‘뚱뚱하다’를 피하려고 고르고 고른 말일 텐데, 왠지 웃음이 났다. 애 가졌냐고 하지 않은 게 어디야, 생각해 보니, 그럼, 나이가 있는데 망측하지 않냐 싶다. 그래도 나는 ‘비대하다’는 말보다 ‘뚱뚱하다’는 말이 더 편한데.
- 아카풀코에 대한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