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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346407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3-10-11
책 소개
목차
1부 엄마라는 이름
왕할머니와 까먹이 병
욕 나와라, 뚝딱
할머니 = ( ? )
온실 속의 난초
좋아한다고 말할 용기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
2부 할머니가 있는 집
어떤 매듭의 역사
미련 곰탕이
밥값을 해야 사람이지
마법의 가루, 알커피
어른이 되는 집
숫자에 불과한 것들
3부 그게 사랑이래요
미움 주머니
고독은 공간을 요한다
만두피 쪽지
누구든지, 클래식
붕어빵이 뭐길래
환영받지 못한 사람
4부 함께 살아가는 중입니다
안부를 묻는 사람들
배움을 응원하는 소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좋음
너의 살던 고향은
쉬어갈 땐 여기 어때
에필로그 이상하고 아름다운 할머니 나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엄마, 왕할머니는 진짜 이상해. 했던 말을 또 하고 계속 먹으라고 하구. 내 엄마도 아니면서.”
아이는 억울한 사정을 또박또박 읊어 나갔다. 밥을 다 먹으면 과자를 먹어도 된다고 했기에 감자칩을 꺼내 먹고 있었는데 왕할머니가 귤을 먹어라 권했다고 한다. 감자칩을 먹던 중이니 귤은 안 먹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할머니가 똑같은걸 다시 묻는 탓에 같은 말로 대답했고, 잠시 후 또 다가와 귤 먹으 라는 말을 해서 결국 화가 났다는 것이다.
그녀가 팔십 번째 생일을 맞은 날, 사람들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축하주를 건넸다. 살 만큼 살았는데 이제 죽어야지.
새빨간 거짓말인 걸 알지만 자식들은 무슨 그런 말씀을 하냐며 쪼르르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한사코 아니라고, 자기는 살 만큼 살았다고 몇 번 더 거짓부렁을 했다.
거짓말은 금방 드러난다. 죽기 전에 고향 땅에 가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종이에 적힌 숫자들은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글자 같기도 하고 시간을 그릴 줄 아는 어느 우주의 그림 같기도 했다. 할머니와 엄마, 나와 아이까지 4대를 걸쳐간 시간이 촘촘 하게 담긴 숫자들이었다. 숫자가 가진 세월을 떠올리다 재빨리 생각을 접었다. 지나간 시간에 비해 남은 시간은 짧고 아쉬울 것이므로, 어제 하던 이야기를 오늘 계속 이어 나간다.
숫자를 세듯 나이를 먹듯 계속 나아가는 일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