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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8376336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5-05-27
책 소개
목차
[메뉴판]
- 기본에 충실한 마르게리따
- 본질을 잃지 않은 스시
- 서사가 좋은 푸아그라
- 울림이 있는 햄버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맛집 추천, 맛집 웨이팅, 배달 앱까지, 유명한 것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맛만 있다면 뭐, 배달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그런데 ‘배달해 만족’, ‘쪼기요’, ‘쿠폰 잇찌’ 사이에 끼어 있는 한 앱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다.
“야미…… 킥?”
자신도 모르게 앱의 이름을 따라 읽었다.
으잉, 처음 들어보는 앱인데?
“우리가 왜 똥통 안에…… 있냐?”
좌식 변기에 궁둥이를 붙인 형이 형산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말했잖아. 여기가 바로 이태리라구.”
“이태리제 변기?”
“아 놔, 이탈리아 현지라고! 젠장!”
형은 도무지 정신을 못 차리고 눈이 해롱거렸다. 하는 수 없이 형산은 형의 겨드랑이에 팔을 걸어 일으켜 세웠다. 변기 칸 문을 열고 나오자, 소변을 보던 중년의 이탈리아 남자가 있었다. 두 남자가 변기 칸에서 함께 나오는 모습을 본 그는 움찔하며 소변기에 바짝 붙어 섰다. 형산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본 조르노”라고 이탈리아어로 인사했다.
형제는 홍어처럼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이 나는 화장실을 벗어나 홀로 걸어 나왔다. 그곳을 보는 순간, 형의 아래턱이 고장 난 것처럼 툭 떨어졌다.
입속에 들어가는 순간, 두 사람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놀라움에 숨이 멎는 듯했고, 입을 가린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멸치와 고등어 사이를 오가는 듯한 고소하고 기름진 생선 살의 풍미는 새콤달콤하며 쫀득한 샤리와 만나 황홀한 하모니를 빚어냈다. 그리고 천연 와사비의 알싸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자연스러운 매운맛이 기름진 살을 깔끔하게 감싸안았다. 생선 살을 다 씹고 나니, 입안에 남은 네다섯 알의 샤리가 혀끝에서 춤을 추듯 맴돌았다. 수분을 머금은 새콤달콤한 밥알은 뭉치거나 부서짐 없이, 그 자체로 완벽한 한 편의 시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