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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669605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4-03-05
책 소개
목차
10시 10분의 콧수염 - 9
내 모자, 초록 - 45
다른 두 눈의 노래 - 133
에필로그 - 검은 고양이의 비망록 - 15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는 종종 콧수염 뒤로 숨곤 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콧수염이 자신을 지켜 준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콧수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었다. 양팔을 벌린 모양의 풍성하고 잘 정리된 콧수염을. 그러나 콧수염 이외의 다른 특징을 물어보면 아홉 중 일곱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콧수염은 자신을 각인시키고 얼굴의 나머지 부분을 지워버렸다. 콧수염은 그를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 주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방패이며 동시에 그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사람들 속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게 해 줄 마지막 안전장치였다. 그래도 돌아갈 곳 하나쯤은 필요하기에.
그는 생각을 할 때마다 콧수염 한쪽 끝을 뱅글뱅글 꼬아 위로 잡아당기는 버릇이 있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그는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그렇군요. 라고 말할 뿐이지만 사람들은 만족했다. 그의 콧수염을 보면서 사람들은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고야 말았다는 후회나 수치심 대신 출처를 알 수 없는 아주 자그마한 위안을 얻었다. 그래서 그는 매일 8시 20분 모양의 콧수염으로 가게를 열고 10시 10분의 콧수염이 되어 가게를 닫고는 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충실하게 잠을 자는 동물이 뭔지 아나?
바로 우리 고양이들일세. 그만큼 우리는 꿈에도 일가견이 있지.
좋은 꿈을 꾸고 싶다면 고양이를 가까이해야 하는 법.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우리야 뭐 원래 그러니까….
검은 고양이는 까슬까슬한 분홍빛 혀를 내밀어 보였다.
아니 어쨌든 좋은 책을 읽는 것처럼 양질의 꿈을 꾸고 싶다면 매일 고양이와 함께 잠이 드는 것이 제일이야. 꿈에는 고양이를 이길 수 없다네. 그게 꿈의 도서관의 모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