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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98809971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24-07-2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사막 위의 국숫집
1장 환승으로
1) 흐릿한 기억
2) 소녀와 장사꾼
3) 훼방 맞은 평범한 일과
4) 사막의 밤
5) 평범한 일과 속으로
2장 손님들
1) 적응된 불쾌함
2) 나비잠
3) 쌍둥이 안경
4) 끝맺음 없는 옛날이야기
5) 동굴에 사는 사람들
6) 아 피아체레
7) 어떤 배웅
8) 마지막 손님
3장 거스르다
1) 짧은 기다림과 긴 이야기
2) 실패한 전설
3) 구슬의 주인
4) 다시 쓰일 운명
4장 마지막 약속
1) 디데이
2) 제자리로
3) 되마중
에필로그. 발자국 그리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게로 온 걸 보니까 아직 죽을 때도 아니야. 여긴 환승이니까.”
“환승이요? 교통 카드 찍어서 환승하는 거?”
제 사장의 관자놀이에 다시 손이 올라갔다. 아무래도 긴 설명에 피곤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보통 이런 재수 없는 촉은 틀린 적이 없다.
“이승이랑 저승은 알지?”
“알기야 하죠. 진짜로 있어요? 진짜 죽으면 저승 가요?”
“가긴 가는데 여긴 이승과 저승 중간이야. 네가 걸어온 동굴은 여길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길이고.”
그 말에 채이가 갑자기 입을 벌리고 눈동자를 굴린다.
“설마 저도 저승으로…….”
“말 한 번만 더 끊으면 내쫓는다.”
“기다려!”
제 사장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깜짝이야. 또 왜요!”
놀란 채이는 발칵 성을 내며 젓가락을 식탁에 내팽개쳤다. 밥그릇을 눈앞에 두고도 기다리기만 하는 개의 심정이 이런 걸까.
제 사장은 냉동실에 고개를 박은 채 멍하니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채이는 주방 가까이 귀를 바짝 세웠다. 그러나 냉동실 문은 금방 닫혔다.
“없다고.”
채이는 비로소 공포에 질린 그의 눈동자가 보였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네 구슬, 없어.”
곧 채이는 자신을 입양아 외에는 다른 어떤 말로도 정의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고독한 사춘기였다.
한창 절정을 달리던 즈음, 아빠의 사진을 보았다. 채이는 스스로 쌓아온 불행이 일순간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주로 이름을 부르는 엄마와 달리, 아빠에겐 유독 딸이라고 불린 적이 많았다. 채이는 아빠의 딸이었고, 아빠는 채이의 아빠였다. 엄마가 엄마인 것처럼. 채이와 부모님은 서로를 원했다. 그게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