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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9175266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5-12-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 1화
제 2화
제 3화
제 4화
제 5화
제 6화
제 7화
제 8화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평소 학생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져본 적 없는 나지만, 얼마 전 새로 전학 온 쓰마도리 도와만큼은 예외라는 사실을 이쯤 되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관 1층에 있는 학생 상담실에서 쓰마도리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햇볕에 색이 바랜 레이스 커튼 사이로 흘러든 햇살이 하얀 볼 위에 그물망처럼 그림자를 드리웠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쓰마도리는 천천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와 역시 우노하라 선생님이 오셨네요.”
쓰마도리는 천진난만한 목소리를 내며 문 앞에 가만히 서 있는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붙임성 좋아 보이는 표정을 의도한 듯했지만 지나치게 반듯한 이목구비 탓에 가짜 웃음을 짓고 있는 인형 같아 보였다. 나는 가끔씩 이 아이가 잘 만들어진 가짜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도 쓰마도리는 이 덥고 습한 상담실에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있었다.
“다른 선생님들까지 애를 먹이는 건 별로 좋지 않은데.”
나도 온화한 선생인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평범한 이목구비 덕에 내 의도는 제대로 전달되었을 터였다.
“그래, 뭐, 역시 우노하라 선생이 감각이 젊네. 쓰마도리가 그래서 잘 따르나 봐?”
쓰카모토는 시큰둥한 말투로 대답하더니 서둘러 상담실을 빠져나갔다. 내가 그의 말에 동조하지 않아 기분이 상한 모양이었다.
어쨌든 이제야 겨우 교무실 책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오후 수업 준비를 마쳐야 했다.
창문을 닫으려 손을 뻗은 순간, 맞은편 동관 건물 창가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쓰마도리였다. 시력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원의 목련 나무로 모여든 매미들이 무언가를 재촉하듯 일제히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는 쓰마도리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강한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토록 사납고 거친 욕망이 내 안에 잠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쓰마도리가 나를 잘 따른다고, 쓰카모토는 말했다. 아마 다른 교사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쓰마도리는 그저 재미있어할 뿐이다. 자신을 위해 내가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 상황을 만든 다음 내 반응을 살핀다. 새끼 고양이가 털실 공으로 장난을 치듯 발톱으로 내 욕망을 긁어대며 가지고 논다.
손끝이 커튼에 닿자 조금 전 머릿속에서 쫓아냈던 망상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 부드러운 커튼으로 쓰마도리의 가냘픈 몸을 감싸면 어떻게 될까.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당황해하는 쓰마도리에게 살며시 손을 뻗는다. 아니, 손이 아니라 책꽂이에 놓여 있는 개교 30주년 기념 오브제가 더 낫지 않을까. 초대 이사장의 모습을 본떠 만든 동상을 강하게 휘둘러 나는 애벌레처럼 커튼에 감겨 발버둥 치는 쓰마도리의 머리를 몇 번이고 내리친다. 고상한 척하던 쓰마도리의 얼굴은 서서히 부어오르고 휘어진 코에서 피가 뚝뚝 떨어진다. 그러면 나는 선물 포장을 벗겨내듯 조심스럽게 커튼을 풀어서??.
복도를 뛰어가는 학생들의 웃음소리에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학생 식당으로 향하는 그 들뜬 발소리를 들으며 나는 창문을 잠그고 쓰마도리의 시선을 차단하듯 커튼을 닫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