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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낭만

마지막 낭만

(김세희 스토리 에세이)

김세희 (지은이)
다름북스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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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낭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마지막 낭만 (김세희 스토리 에세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9293106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5-06-04

책 소개

시인이며 수필가이고 단편 스토리로 등단한 김세희 작가는 스토리문학의 원 소스 멀티-유스적인 기능으로 확대되어 산문문학의 새로운 가능지평을 열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현 문단에서 주목을 받는 작가이다.

목차

제1부 마지막 낭만
캥거루와 달팽이
마지막 낭만
목련 후기

제2부 불꽃놀이
불꽃놀이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주홍 글씨

제3부 도깨비 시장
도깨비 시장
목련이 피던 날
도, 그리고 레
아름다운 미선이

제4부 눈
태백산 서정
202번 버스에서
세 번을 버림받은 구두

제5부 제일 아름다운 이름
제일 아름다운 이름
별내로 이사 오다
무량수불
비밀 상자

제6부 장미꽃밭에 엎어졌어요
점잖은 것
별 걱정을 다 한다
이웃사촌
두 번째 자리
잊을 수 없는 사람
장미꽃밭에 엎어졌어요

[평설]
김세희의 작품세계
유한근

저자소개

김세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2년 《수필과비평》 수필 등단 2017년 《인간과문학》 시 등단 2025년 《인간과문학》 스토리(단편) 등단 시집 : 《사랑에 빠지다》 《사랑초록》《사랑의 온도》 수필집: 《사랑의 마중물》 동시집 : 《나무에 걸린 말풍선》 《인간과문학작가회》화원, 《수필과비평작가회》회원, 《문학의집 ?서울》회원 《경희문인회》회원 《국제팬한국본부》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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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만약에’는 1%의 확률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99%는 진행이 잘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그 1%가 나에게 생겼다. 그 예외는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것은 일상의 탈출 같은 것일 수도 있지만 나쁜 기억으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
“만약, 만석이면 엄마는 스탠바이라는 거 알지?”
딸이 가방을 챙기며 말했다. 항공사 가족은 비행기가 만석일 때, 탑승할 수 없는 대기표를 말하는 것이다. 호텔에서 나오기 직전까지 컴퓨터로 좌석의 여부를 보고 있던 딸이 점점 만석에 가까워지자 이어서 말했다.
“그러면, 다시 이 호텔로 돌아 와서 이틀을 더 보내고 프랑스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를 타야 해.”
딸은 조곤조곤 설명하지만 난 벌써 가슴이 두근거렸다. 모험심이라곤 1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배낭여행은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닷새를 기다리다가 로마에서 비행기를 타던지, 하루라도 빨리 오려면 프랑스를 거쳐 한국으로 오라니 꿈같은 말이다. 난 타국의 언어로부터 자유롭지도 않았다. 또 방향 감각도 신통치 않은 겁 많은 나에게 이런 말은 공포였다. 그렇게도 여러 번 따라 다녔지만 내게 그 ‘만의 하나’는 일어나지 않았었다.
“그래도 같이 나갈 준비를 해 엄마, 누가 급한 일이 생겨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만석이면 택시를 타고 다시 호텔로 돌아 가, 어쩔 수 없지 뭐, 택시비가 비싸도 타는 수밖에.”
나는 느리게 손을 움직이며 짐을 가방에 쑤셔 넣었다. 즐거웠던 며칠간이 머릿속에서 싹 사라지고 무거운 기분이 되었다.
호텔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한 시간 전까지만 만석이 아니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생각하기도 싫지만 그 ‘만약’이 끔찍하게 들어맞았다. 만석이었다. 난 호텔로 돌아가야 했다. 먼저 승무원 대기실로 들어 간 딸이 내게 전화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몇 분 뒤면 딸과의 통화도 할 수 없다. 난 공항 밖으로 나와 택시를 탔다.
“호텔 미더스.”
낯익은 호텔이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또 고민이 생겼다. 이틀을 더 지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어떻게 말해야 하나? 난 아까 딸이 적어준 종이를 찾았으나 어디다 떨어뜨렸는지 없었다. 필요한 말을 영어로 적어 준 종이였는데, 없어졌으니 어떻게 버벅 거리더라도 내가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꽤 오랜 기간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건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우물우물 연습을 했다.
“do you have a room?”
아니지, 앞에 다른 말 뭐가 있었는데? 아이참! 멍청이가 따로 없네.
“I’d like to stay a few more days, do you have a room?”
‘이렇게 하면 되나? 어쩌나?’ 에휴~ 이럴 줄 알았으면 영어학원이라도 열심히 다닐 걸. 한국에서 한 시간만 비행기로 날아가면 우리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지구에 더 많이 산다는 것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내가 별로 말을 하지 않아도 필요한 말은 리모컨처럼 딸이 알아서 했으므로 어려움이 없었다. 로비에 앉아 있다가 일어섰다. 잠을 자려면 어떻게라도 말을 꾸며봐야 할 것이다. 버벅거리는 내 말을 알아듣기나 할는지. 그들의 말을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나는 혹시 도움을 청할만한 사람이 없을까 해서 두리번거렸다. 출입구 쪽에서 동양인이 걸어들어 왔다. ‘한국 사람일까? 일본 사람일까?
“저 혹시 한국사람 아닌가요?”
그는 나를 빤히 보았다.
‘쳐다보기는?’ 나는 속으로만 생각했다.
“아, 예. 맞습니다. 근데 혹시 로마에 올 때 제 옆자리에 앉았던 분, 아니신가요?”
“예? 아니, 누구신가 했더니, 어머 반가워요.”
‘나도 참 웃긴다. 언제 봤다고 반갑다는 말이 술술 나오지?’
‘내가 김영하의 두꺼운 장편소설 ’빛의 제국‘2006년 한 권을 거의 다 읽을 동안, 내내 잠만 자더니 언제 날 쳐다봤나 봐? 내 조상이 나라를 구했나? 구세주가 나타났네!’
비행기 속에서 잠만 자던 옆자리 남자를 언제 봤다고 무척이나 반가웠다.
난 이틀 뒤에 프랑스로 가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는 뜻밖의 말을 했다.
“저랑 스케줄이 같은 것 같습니다. 같이 움직이면 될 것 같네요.”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육 층에서 내려 각자 자기의 방으로 갔다.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방에 들어온 나는 다시 가방을 열었다. 여유가 생겨 침대에 벌렁 누워 휴대폰의 사진을 검색했다. 전화가 울렸다.
“헬로우”
“접니다, 내일 비엔나에 가지 않으시렵니까? 그곳에서 사람 만날 일이 좀 있어서요.”
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저 사람을 놓치면 허둥댈 내 몰골이 눈에 선했다.
“예, 예 같이 갈게요.”
“저녁엔 로마야경을 보러가는 것은 어떨까요? 한 바퀴 버스로 돌고 저녁식사를 하면 될 것 같네요.”
“예, 알겠어요. 로비로 나갈게요.”
한국에 갈 때 까지는 그냥, 그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안 그래도 로마의 야경을 못 보아서 섭섭했었다. 우리는 마침 호텔에 들어온 택시를 탔다. 베네치아광장에서 내렸다. 낮과는 달리 쌀쌀한 바람이 뺨에 스쳤다. 4월의 로마는 해가 있으면 따갑게 덥고, 해가 지면 늦가을처럼 쌀쌀했다.
우리는 베네치아광장에서 시내를 한 바퀴 도는 2층 버스를 탔다. 콜로세움을 지나갈 땐 아치마다 불이 들어온 모습이 장엄하게 아름다웠다. 낮과는 또 다른 모습의 콜로세움을 볼 수 있었다. 정해진 코스를 한 바퀴 돈 뒤에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맛이 최고라는 중국요리점을 걸어서 찾아갔다. 한낮의 이방인들로 북적이던 로마거리는 조용했고, 불이 일찍 꺼진 거리는 어둑어둑했다. 요리점 분위기는 우리나라 중국집이랑 비슷했다. 깨알보다 작은 글씨의 메뉴판을 보았으나 어떤 음식인지 짐작이 안 갔다. 야채와 해물이 있는 사진을 보고 손가락으로 ‘이거요’ 하고 말했지만, 조금 뒤 나온 음식은 해물과 야채가 기름범벅이었다. 나는 속이 울렁거리고 넘어가지 않아서 포크를 내려놓았다.
“요리가 입에 맞지 않은가 봐요? 와인 한 잔 할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했다. 그가 내일의 스케줄에 대해 미리 이야기했다. 그는 자기는 제약회사에 다니며 마침 비엔나에 휴가를 나온 독일의 B제약회사에 다닌다는 옛날 친구와 미팅이 잡혔다는 말을 했다. 그 친구와 자기는 복제약에 같은 관심을 갖고 있고, 그 일로 만난다는 말을 했다.
“비엔나에서 관람할 수 있는 유명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는 미리 예매를 하지 않아서 어렵고요, 궁전같이 생긴 옛날 건물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는데, 그 음악회도 미리 예매를 해야 해요. 오후 7시에 시작하니까 그전에 프라터 놀이공원에 갑시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냥터였는데 공원이 되었죠. 에단 호크가 주연을 한 영화 <비포 선 라이즈>의 촬영지인데, 그 흔적을 찾아서 따라가기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 공원 안에 놀이터와, 작은 게임장도 있습니다.”
“놀이터? 와우!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작은 음악회 티켓은 제 카드로 예매할게요.”
나는 너무 공짜로 따라다니는 것 같아 부담스러운 생각이 들어서 미리 얘기했다. 더구나 빈 필하모닉 관람은 여행을 계획할 때 한 번도 생각지 않은 일이었다. 작은 음악회도 감지덕지였으며, 놀이공원에 데려가겠다는 말에 괜히 즐거웠다. 나는 금방 어린애처럼 즐거운 기분이 되었다. 어쩌다 가끔 뜬금없이 머릿속에서 누군지는 모르지만, 가슴 설레며 둘이 걸어가는 뒷모습만 언 듯 언 듯 떠오르던 영상이 실제로 일어날 것만 같았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어떤 일을 수년을 바라거나 상상을 하면, 몇 년 뒤에 이루어지는 일이 있었는데, 이 일도 예전에 꿈꾸던 머릿속 영상이 실제로 일어날 것만 같았다.
-김세희 <마지막 낭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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