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도시건축의 역사 (중세와 고전의 시대)
임석재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27,600원 | 20230705 | 9791158904876
기원전 52년부터 1715년까지,
클래식 황금기 도시건축을 통해 유럽 고전 걸작의 도시 파리를 만나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파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파리라는 도시가 뿜어내는 그 묘한 매력을 어떻게 정의하고 또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호기심과 모험심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이러한 궁금증들에 대해 도시학과 건축학, 역사학의 세 학문으로 답하는 파리 도시건축사의 결정판이다.
파리는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의 속주로 출발해 1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세와 고전의 시기를 거치며 독립 국가의 기틀을 다지고 발전해온 프랑스, 나아가 유럽의 수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파리의 전통 시대를 꽃피운 ‘클래식 황금기’ 도시건축을 시대의 큰 틀 안에서 여러 지역에 걸쳐 짚어가며, 그것에 반영된 흥미롭고도 은밀한 공간의 내력들을 살펴본다. 도시의 탄생과 성장, 그 과정에서 형성된 도시구조, 각 시대의 대표 건물 등을 기본으로, 카이사르의 건도(기원전 52년)부터 루이 14세(1715년)에 이르기까지 숱한 왕조 및 국왕의 교체를 겪으며 변화ㆍ발전해온 역사를 탐색하고 그 시대적 의미를 찾는다.
총 4부 26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구성적 특징은 파리(도시학), 도시건축(건축학), 역사(역사학)라는 세 가지 주제를 제각각 풀어내는 것이 아닌, 씨줄과 날줄을 엮듯 유기적이고 입체적으로 종합해낸다는 점이다. 먼저 파리라는 도시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로 시작하는 1부 ‘파리는 어떤 도시일까’에서는 파리의 문화사적 의미, 파리가 사랑받는 이유, 파리만의 특징과 강점, 현대 파리의 도시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어서 2부 ‘로마와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되어 3부 ‘중세 시대’를 거쳐 4부 ‘초기 근대’까지 이어진다. 파리의 탄생기를 다루는 2부에서는 로마 시대의 건도부터 파리가 기독교로 개종하는 초기 기독교 시대 메로빙거 왕조까지의 도시건축사를 살펴본다. 그리고 파리의 형성기에 해당하는 3부에서는 카롤링거 왕조와 카페 왕조, 부르봉 왕조 전반부 등 세 왕조를 거치는 중세 시대를, 성장기에 속하는 4부에서는 16세기 르네상스와 17세기 바로크로 구성되는 초기 근대기의 파리 도시건축사를 짚어본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서는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시테궁, 생트샤펠, 루브르궁, 튈르리궁, 뤽상부르궁, 팔레 루아얄, 발 드 그라스, 앵발리드 등 고전 걸작이라 할 수 있는 주요 건물들의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다룬다. 파리를 대표하는 건물로서 외관부터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경우 고딕 양식 최초로 플라잉 버트레스를 세우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활용해 스콜라 신학의 정신을 실현하는 등 당대 구조 기술의 발전상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나 성당 주변에 유곽 지대가 형성되는 것을 묵인ㆍ장려했으며 종교 및 신유의 미신이 횡행한 장소였다는 불명예를 안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처럼 파리의 전통 시대 대표 건물들 각각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유래와 변화 및 발전 양상, 그리고 후일담 등을 건축적ㆍ역사적 시각으로 다양하게 접근하여 제시함으로써 파리라는 도시의 진면목을 살핀다.
이 책은 파리가 탄생기-형성기-성장기를 거쳐온 모습을 살피며 각 시대의 상황 및 시대별 도시건축의 내용을 26개 장과 128개 소주제로 세분해 소개하는, 그야말로 장대한 역사화 작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다루는 풍부하고 다채로운 역사 자료를 통해 ‘유럽 고전 걸작의 도시’ 파리가 지나온 클래식 황금기로의 흥미진진한 시간여행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