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의 안과 밖 (시니어 복지 사회로 가는 길)
김용수 | 부크크(bookk)
30,000원 | 20231108 | 9791141051259
이 책 쓰면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의학의 발전 덕택에 인간의 수명은 20세기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소위 말하는‘인간능력 강화 기술’을 통해 현재 최고수명인 120살을 획기적으로 늘릴 현실적 가능성을 어렵지 않게 얘기한다.
고령화란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인구의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 고령화 추세는 심각하다. 2000년 들어 이미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0% 이상)에 접어든 상태다. 2017년 고령사회(14% 이상)에,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사회로의 문제는 일찌감치 일손을 놓은 노인들이 경제적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고령화의 요인은 의학발달에 따른 평균수명의 증가와 출생률의 저하를 꼽을 수 있다. 사회가 고령화되어 감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사회문제는 노동인구의 부족과 고령화, 빈곤, 질병, 고독감 등의 노인문제 등이 있다.
노인 빈곤층의 확산은 곧 삶의 질 악화로 이어진다. 노인 자살률의 증가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 당 평균 자살률은 29.1명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노인 남성의 경우 그 비율이 60∼69세 64.6명, 70∼79세 110.4명, 80세 이상 168.9명이라는 결과다. 노인 자살률의 증가는 물질적인 토대가 심하게 흔들리면 통계적으로 불안, 우울, 행복감 저하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이 찾아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50%에 육박한다. 노인 두 명 중 한 명은 빈곤층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이다. 경로사상을 최고의 덕목으로 치던 우리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과도한 자녀 교육비 지출, 불충분한 사회보장 시스템 등 노인을 가난하게 만드는 문제 중 그 어느 것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경로당에서 소일거리로 화투를 하고, 넋 놓고 TV에서 방영되는 연속극을 시청하는 노인의 모습은 낯설지 않은 우리에 생활상이다. 그러나 이런 무미건조한 생활상이 나의 미래상이라고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노년은 정신적,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자신의 제2의 인생을 시간의 구애 없이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를 원하고 있다. 국가는 이러한 행복한 노년의 상을 단지 개인의 희망사항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젠 노년문제는 더 이상 소수 특정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도 여타의 선진국처럼 생활수준의 향상, 의료기술의 발전 등으로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저 출산, 저 사망으로 인하여 노인인구는 물론 인구비율까지 급속하게 증가되고 있다.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노인 부양 부담으로 연계되고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으로 국가 경쟁력의 저하는 이미 선국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 선진국형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에겐 과거 정부의 노인복지의 중점정책이었던 보건, 의료복지는 더 이상 특별한 정책이 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의료비의 절감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증진의 초석인 노인 체육활동은‘적극적 복지(active welfare)’정책의 일환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증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령화로 인한 노인의 육체적 기능 저하와 은퇴 후 시작되는 역할상실과 무료함은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체육활동은 육체적, 정신적 측면의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데 현실적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노인체육은 향후 국가가 지속적으로 다룰 중요한 정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어느 국가보다도 경제발전이 급속히 진행된 지난 40여년, 그 우선순위에 밀려 우리나라의 노인체육은 걸음마 상태이며, 체계적인 정책 수립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이미‘고령화 사회’의 문턱을 넘어선 실정이다. 따라서 노인체육 활성화를 위한 사업 추진과 관련 부서, 그리고 프로그램 등 제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인 체육정책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며 이를 위해 정책적 연구가 절실하다.”(하웅용, 이소연, 2008: 100).
이 책 쓰기를 시도한 의의는 미래 노인체육 정책 연구에 앞서 지금까지의 노인체육의 변천과정을 사회사적 맥락에서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있으며,‘이는 과거를 아는 사람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다’는 명제에도 일치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졸고(拙稿)에서는 노인체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노인체육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 꼭 필요한 연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거하여, 글쓰기에서는 향후 노인체육의 활성화와 정책적 방안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써 노인 체육정책이 부재했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노인복지 및 노인체육 정책의 형성과 변천을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환경을 통해 분석하고,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와 같은 정부 조직 및 국민생활스포츠협의회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노인복지 및 체육정책을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 책 쓰기를 수행하기 위한 연구는 문헌 고찰 방법이다. 한국 노인 체육정책 변천과정을 고찰하기 위하여 정부 관련부처의 문서 및 통계자료, 국내 문헌 및 연구논문 등을 면밀히 분석하였다. 이러한 노인 체육정책의 역사적 분석을 수행한 후, 제시된 분석 내용들을 일반화시키는 이론적 접근을 함께 하기 위해서 사회사적 접근 방법(sociohistorical approach)을 적용하였다.
“사회사는 기존의 역사적 설명과 달리 노인 복지 및 체육정책에 영향을 끼친 사회, 정치, 경제, 인물의 역할과 그 이외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unintended results)들을 설명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라 본다.”(Hargreaves, 1986: 37-39).
즉, 책에서 제시하게 될 노인복지 및 체육과 관련된 여러 자료들에 대한 평면적 이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인관련 전반적인 정책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구조적 이해가 요구되고, 이를 통해 각각의 자료들이 정책의 어떠한 측면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파악함으로써 본 연구의 논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입증하려고 시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