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필한 (정승들의 편지 속에 드러난 인간적 면모와 일상)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23,500원 | 20220921 | 9788982227332
조선시대 최고 정승 43인의 글을 통해
당대 지식인의 인간적인 면모와 일상을 엿보다!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에서 문화관광부 ‘대학박물관 진흥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 『려선합벽(麗鮮合璧)』을 출간한 데 이어, 2022년 『황각필한(黃閣筆翰)-정승들의 편지 속에 드러난 인간적 면모와 일상』을 책으로 엮었다. 조선시대 정승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일상을 이해할 수 있는 『황각필한』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대중과 공유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도록이 아닌 일반 도서로 번역 출간했다.
『황각필한』은 조선 명종, 선조, 광해, 인조 4대에 걸쳐 정승에 임명되었던 43인의 친필을 모은 서첩으로,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에서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하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서첩의 서신을 탈초, 번역하여 공개하는 것은 당시 최고위 관료들의 정서와 감성을 공감하고 그들의 삶과 사상, 그 시대의 문화를 다양하게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자료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다.
조선시대 정승들의 일상을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소개하는 『황각필한』을 통해, 독자들은 조선의 정치사와 정승들의 인간적인 면모, 희로애락, 붓끝에 흐르는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학적인 교유에서 부조리한 청탁까지
조선시대 정승들이 공유한 세계관과 공감대를 통해
전근대사회의 단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다
조선시대는 인간관계의 네트워크가 무엇보다도 중시되는 사회였다. 하지만 교통과 통신이 미비하여 그들의 소통 채널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당대 최고위층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수 없었고, 그들의 소통 채널의 매개체는 간찰이 대표적인 수단이었다. 따라서 현존하는 간찰을 통해 그들이 공유한 세계관과 공감대를 살펴볼 수 있다.
『황각필한』은 송질(宋瓆, 1676~1741)이 명종, 선조, 광해, 인조 4대에 걸친 정승 43인의 간찰을 직접 수집하여 편집한 것이다. 간찰의 수집과 편집을 담당했던 송질은 1741년에 사망해 『황각필한』의 편집 시기가 대체로 18세기 초엽에서 중엽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된다. 43편의 서신 내용을 보면 수신자의 문안 편지는 2편이며, 대개는 발신자가 감사와 선물 및 답례에 감사를 전하는 경우가 20편이다. 송별의 아쉬움이나 위로, 또는 충고 등의 글을 보내는 경우는 9편이고, 아들에게 보내는 경우는 조정과 최명길 2편이다. 또한 시와 도서를 요청하는 경우와 멀리 떠나는 친구의 편의를 부탁하거나 인사청탁 및 추천하는 경우, 어려움을 당한 지인의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경우, 자신의 퇴임 후 집자리 요청, 선산의 성묘 준비를 요청하는 경우 등 다양한 청탁이 10편 있다.
43편의 간찰은 조선 사회 관료 지식인들의 끈끈한 정을 나누거나 문학적인 교유 등 긍정적인 관계에서부터 부조리한 청탁까지 전근대사회의 단면을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인간적 면모와 일상을 살필 수 있는 자료로 의미가 있다. 『황각필한』은 조선시대 삼정승의 인간적 면모와 구체적 일상을 소개함으로써 관련 학계의 연구 수준을 심화, 확장하는 것은 물론 조선 정치사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시대 정승들의 이야기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이 책은 당시 정승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일상을 이해하여 그들의 삶과 사상, 그 시대의 문화를 다양하게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