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사랑한다. (결혼을 앞둔 딸에게 보내는 큐티 편지)
최대열 | 퍼플
25,000원 | 20250720 | 9788924163643
2025년 새해 벽두에 딸이 올 가을에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참 감사한 일이다. 나는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요즘 세태가 결혼도 잘 하지 않고 자녀도 잘 낳지 않는 추세인데, 그래도 딸이 때가 되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니 참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이다.
딸의 결혼 선언을 들으며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아마도 그것은 대부분의 부모가 비슷할 것 같다. 하나는 앞서 말하였듯이 기쁘고 감사하고, 그래서 무엇보다 축복하는 마음이다. 사실 딸이 우리 가정에 주어진 때부터 지금껏 기도할 때면 빼놓지 않고 딸을 위해 기도하였는데, 그 기도제목 중의 한 꼭지가 믿음의 사람을 만나 믿음의 가정을 이루게 해달라고 하는 기도였다. 이제 그 기도가 응답된 셈이니 참 기쁘고 감사하다. 정말 마음껏 축복해주고 싶다. 딸, 행복해라.
다른 하나는 우리 딸이 결혼생활을 잘 하려나 하는 염려의 마음이다. 결혼식이야 지나가겠지만, 결혼하고 나서 실제로 살아가는 가정생활은 그리 녹녹하지도 만만하지도 않음을 인생선배로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누구보다 제 자식을 제법 아는 부모 입장에서는 딸의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결혼생활이라는 것이 부모의 몫이 아니라 실제로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살아야 하는 딸 본인의 몫이기에 부모로서 걱정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부모가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당연하다. 기도하며 축복하고 응원해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리라. 딸, 행복하게 잘살아라.
딸의 결혼선언을 듣고 마음이 분주해졌다. 언젠간 딸이 결혼할 것이라고 나 자신에게 마음의 예방주사를 수없이 놓아왔고, 또 얼마 전부터 딸이 슬금슬금 속내를 비쳐왔기에 마음의 준비를 미리미리 해왔지만 막상 올해 결혼한다고 하니, 무엇 하나 제대로 해준 것이 없어서 미안한 마음이다. 그리고 이제 한 집에서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무엇을 해주면 좋을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남아있었다.
작년 말, 아들을 위해서 POD로 책을 하나 만들어 주었는데, 마음 한편에는 딸을 위해서도 POD로 책을 하나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빚처럼 남아 있었다. 생각해보면, 남매 중 딸이 맏이라 지금껏 뭐든지 아들보다 딸에게 먼저 해주어왔던 것 같다. 물론 딸과 아들을 비교하는 것은 아니다. 둘 다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주신 귀하고 귀한 자녀들이다. 누가 먼저고 누가 앞설 것도 없다. 다만, 딸이 7살 터울 위여서 그동안 살다보니 자연스레 무엇이든 딸에게 먼저 해주고, 그 다음에 아들에게 해주었던 것이다.
4년 전, 아들이 군에 입대하였다. 아들이 군에 가 있는 동안 매일 아침, 성경 말씀을 묵상하여 그것을 카톡으로 보내주었는데, 아들이 전역할 때 세어보니 무려 493편이나 되었다. 작년에 그것을 추려 POD로 책 한 권을 만들어 아들에게 선물하였다. 아들이 계속하여 오직 주님, 오직 믿음, 오직 말씀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번에 딸이 결혼을 한다니 딸을 위해서도 POD로 책 한 권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랄까, 하루는 딸이 “아빠, 『딸, 사랑한다.』는 없나요?”라며 POD 책 선물을 요청해왔다. 그래서 3월부터 6월까지 매일 아침 새벽기도 후에 성경 말씀을 묵상하여 딸을 위해서 큐티 글을 하나씩 적어보내기 시작하였다.
가난한 목사가 식구들을 위해 달리 뭐 해줄만한 것이 없다. 늘 위해서 기도해주고, 하나님 말씀으로 권면해 주는 것뿐. 변변한 재물이나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아름다운 추억거리 하나 제대로 남겨 준 것도 없는 것 같다. 그저 이렇게나마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나누며 축복하며 기도해주는 것이 전부인 것 같다. 아빠로서는 대단한 것을 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한데, 다시 생각해보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하나님 말씀보다 더 귀한 것이 또 어디 있을까? 하나님 말씀이면 이 험한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을 것이고, 하나님 말씀이면 어떤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