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교육학개론 (제2판)
문종철, 김도진, 박현숙, 변호걸, 신강탁 | 양서원
22,000원 | 20221120 | 9788999413001
태초에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고 나서 피조물들에게 수명을 정해 주기로 결정하였고, 당나귀, 개, 원숭이, 사람을 차례로 불러 30년의 수명을 주겠다고 하였다. 당나귀, 개, 원숭이는 하나같이 삶이 고달프다며, 수명을 줄여주기를 희망하였다. 그래서 하느님은 당나귀의 수명은 18년을 줄여주었고, 개의 수명은 12년을, 원숭이의 수명은 10년을 줄여주었다. 하지만 사람은 30년의 수명이 짧다며 불평하였다. 그래서 하느님은 당나귀가 버린 18년, 개가 버린 12년, 원숭이가 버린 10년을 더해 인간에게 총 70년의 수명을 주었다. 이때부터 사람은 본래의 수명인 30년 동안은 즐겁게 살지만 그 시간은 아주 빨리 지나간다. 이후 18년 동안은 당나귀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무거운 짐을 나르며 고된 삶을 살게 된다. 그 다음 12년 동안은 개처럼 으르렁거리며 불평 많은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10년 동안은 원숭이처럼 어리석은 짓만 하다가 생을 마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백설공주’로 유명한 독일의 그림형제가 지어낸 것으로, 언어학자이면서 신화와 전설, 동화에 관심이 많았던 야코프 그림(Jakob Grimm)과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 형제가 19세기에 펴낸 「그림형제 동화집」속의 ‘수명(Lebenszeit)’이라는 동화의 내용이다. 아마도 이 우화는 젊은 시절 그림형제가 당시 기성세대의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서 지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삶은 세 조각으로 이어져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자식으로 살다가 부모로 살게 되고, 다시 조부모로 삶을 마무리한다. 세 개의 조각이 온전히 이어질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완성된다. 세 조각의 삶은 배움의 연속이다. 세상에 한 생명이 탄생하면, 아이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누구누구의 아들과 딸로만 살다가, 누구누구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누구누구의 자식과 부모로만 살다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도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자식으로, 부모로, 조부모로 살아가는 인생에서 바람직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이든 비형식적이든 끊임없는 배움이 이어져야 한다.
초판을 출판한 지도 7년 가까이 되었다. 기초적인 이론서여서 자주 개정할 필요는 적었지만, 그동안 교육과정을 비롯한 새로운 교육정책이나 통계 현황 등을 반영할 필요가 있어서 개정판을 준비하였다. 책의 기본적인 구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몇 가지를 수정하고 보완하였다.
첫째, 6장 ‘교육과정’에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을 현재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사용 중인 ‘2015년 개정 교육과정’으로 수정하였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은 고등학교에서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공통과목을 신설하고 문ㆍ이과 통합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있으며, 중학교는 ‘자유학기제’를 도입하여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하였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와 정보교육을 강화하였으며, 기초교과영역(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에 한국사를 추가하고, 고등학교에서 국어, 수학, 영어 수업의 비중을 90단위에서 84단위로 감축한 것이 특징이다.
둘째, 11장 ‘교육행정’에서 변화된 교육부의 조직과 예산현황을 수정하였으며, 재외동포교육행정에서 ‘한국학교’와 ‘한국교육원’, ‘한글학교’의 최근 현황을 반영하였다.
셋째, 교수-학습활동의 흥미를 고려하여 ‘학습과제’를 보완하였다. 3장 ‘교육철학’에는 ‘가치관 경매 게임’을 추가하였고, 10장 ‘생활지도와 상담’에는 ‘역할극’을, 11장 ‘교육행정’에는 ‘직소우(jigsaw) 학습법’을 실습하도록 하였으며, 13장 ‘교직과 교사’에는 ‘예비교사의 다짐’을 활용하도록 하였다.
넷째, ‘도움이 되는 책, 사이트, 프로그램, 영화’에는 2장 ‘교육사’에서 ‘EBS 역사채널-e 소파 방정환’을 추가하였고, 5장 ‘교육사회학’에서 ‘SBS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 1부 프롤로그-최후의 경고’를, 12장 ‘평생교육’에서는 ‘대덕구청의 배달강좌제’를 보완하였다.
기타 저자들의 소속이 변경된 경우와 정년퇴임하신 분들의 약력을 수정하였으며, 오탈자 등도 바로잡았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기도 하고, 아쉬움의 반복이기도 하다. 부족한 인간이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배움을 추구하고, 반복되는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인간이고, 교육적인 삶의 자세라고 생각된다. 개정판을 마무리하면서도 여전히 미흡함을 감출 수 없다. 부족한 교재를 사랑해준 독자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개정판을 도와주신 양서원 관계자 여러분께도 고마움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