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죽음을 노래하다
			김종훈, 김준연, 김동희, 장성현, 김재혁, 손주경, 장재원   |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14,400원  | 20240830  | 9791169560818
			죽음은 사랑만큼이나 꾸준히, 그리고 자주 사용되는 문학 소재이다.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빈부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출생, 노화처럼 누구나 한 번씩은 겪게 되는 보편적인 사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필연적인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은 항상 우리의 곁에 있지만 죽음 그 자체에 대해서 명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시인들은 형태도, 알려진 바도 없는 죽음을 작품으로 옮기기 위해 제각기 다른 방법을 고안해야 했다. 
이 책은 죽음을 노래하는 한국, 중국, 일본, 영미, 독일, 프랑스, 스페인-중남미 등 동서양 다양한 언어권의 시 총 105편을 담고 있는 시선집이다. 각 시마다 추가된 문학 전문가들의 해설이 시의 이해와 감상을 돕는다. 매 장마다 언어권별 시 열다섯 편이 연대순으로 수록되어 죽음이 역사시대가 시작된 이래로 꾸준한 문학적 화두였음을 보여준다.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은 비통한 감정만으로 채워진 책은 아니다. 죽음 그 자체를 주제로 한 시, 자신의 죽음을 상상하여 쓴 시나 친밀한 사람의 죽음 이후, 변화한 자신의 삶의 태도를 말하는 시 등 주제가 죽음일 뿐 죽은 사람, 죽음을 바라보는 시점, 죽음을 대하는 태도 모두 다양하다. 두려움, 슬픔, 절망같이 ‘죽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노래하는 시도 있지만 담담함, 결의, 용기 같은 역설적이고 초월적인 감정을 표현한 시도 적지 않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죽은 사람의 나이대와 사인은 다양하고 죽음의 이유에는 높았던 영유아 사망률이나 전쟁과 같은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어 또 다른 감상을 느끼게 한다.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각기 다른 시각과 태도가 반영된 다양한 언어권의 시를 수록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