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들의 이유 (세종보에서 만난 환경운동가 이야기)
김민정, 김세윤, 배세인, 이대근 | 레페토에이아이
9,900원 | 20250612 | 9791198954978
260일째 천막에서 보낸 편지
세종보에서 만난 환경운동가 이야기
"우리가 지키는 것은 강물만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24년 4월 29일, 세종보 인근에 작은 천막 하나가 세워졌습니다. 당시 누구도 이 천막이 260일이 넘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강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버티고 선 사람이.
반항아에서 환경운동가까지, 한 사람의 온전한 삶
임도훈. 1981년 서울 시장 근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생명을 사랑했던 아이가 어떻게 환경운동가가 되었을까요? 학교의 부당함에 맞서던 반항아, 성경에 매료되어 신학도의 길을 걸었던 청년. 그의 삶은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습니다.
임도훈 환경운동가의 삶도 완벽하지 않은 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습니다.
천막농성장에서 펼쳐진 260일의 기록
세종보 천막농성은 단순한 반대 시위가 아니었습니다. 매일 아침 강변을 걸으며 생명들의 변화를 기록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수집하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현장이었습니다.
봄에는 흰목물떼새가 둥지를 틀고, 여름에는 폭염 속에서도 천막을 지키며, 가을에는 철새들의 날갯짓을 지켜보고, 겨울에는 월동하는 새들과 함께 추위를 견뎠습니다. 천막이 세 번이나 떠내려갔지만, 그들은 매번 다시 세웠습니다.
"자연은 말을 하지 못해요. 우리가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죠."
대학생들이 만난 진짜 환경운동
이 책은 특별한 방식으로 태어났습니다. 충북대학교 사회학과 학생 4명이 2024년 겨울, 질적연구방법 수업의 일환으로 세종보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삶을 건 신념이 어떻게 현실이 되는지 목격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환경운동이 어느새 자신들의 삶과 맞닿아 있음을 깨달았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결국 우리 시대가 마주한 중요한 질문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I와 함께 쓴 새로운 형태의 기록
이 책은 전통적인 연구 방법과 최신 AI 기술이 만난 실험적 시도의 결과입니다. 학생들이 직접 현장에서 수집한 생생한 이야기를 AI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정리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사람의 시선'이 담긴 서술로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은 도구일 뿐이었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사람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는 일이었으니까요.
우리가 선택해야 할 미래
"환경운동은 감수성의 문제입니다. 세대를 떠나서 생명에 대한 감수성, 그것을 배울 수 있는 경험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문제죠."
세종보 문제는 하나의 시설물을 넘어선 이야기입니다. 개발과 보존, 성장과 생명 중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바뀌는 환경정책, 15일 만에 뒤집힌 보 처리 방안은 우리 사회가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건 강 하나가 아니에요. 우리가 지키려는 건 생명의 가치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강물처럼 흐르는 희망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의 시선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아침에 스치듯 지나가던 개천이, 아파트 단지 사이로 보이는 작은 나무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새들의 날갯짓이 전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260일을 넘긴 천막농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는 계속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마치 강물이 바다에 이르듯이.
※ 이 책은 '만나유' 시리즈 6권 중 네 번째 책으로, 충북 지역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은 시리즈입니다. 한글 학습반 어르신들 이야기(①권), 옥천 공공목욕탕 이야기(②권), 청주 비건 식당 이야기(③권), 골목과 유튜브에서 만난 청주 어르신들의 이야기 (⑤권), 그리고 이 프로젝트 참여 학생들의 성찰(⑥권)과 함께 읽으시면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