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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론/비평
· ISBN : 9772536033004
· 쪽수 : 213쪽
· 출판일 : 2018-12-31
책 소개
목차
기획특집 : 한국영화, 페미니즘, 그리고 재현
1. 페미니즘 영화비평, 물결의 도래에서 리부트까지_ 송효정
2. 한국영화, 지리멸렬한 가부장 이데올로기_ 남유랑
3. 동시대 한국영화가 여성을 다루는 이상한 경향들_ 손시내
감독론
1. 김일란 감독론: 마주침의 정치, 확장되는 우리
2. 이창동 감독론: 저 희미한 기미
3. 장준환 감독론: 첫 번째 장, 땅의 역사로 돌아오다
신인감독의 발견
전고운 감독론: 복잡한 리얼리티의 실체_ 송경원
국내영화 리뷰
1. <1987>, 영화정치란 무엇인가_ 정재형
2. <리틀 포레스트>, 고단한 청춘을 위로하는 작은 숲_ 장석용
3. <마녀>, 마녀와 낙인 사이의 미세한 틈을 뚫고서_ 이대연
4. <미쓰백>, 동정도, 모성애도 아닌, 스스로를 구하게 한다는 것_ 이수향
5. <살아남은 아이>, 애도가 불가능한 현실조차 감싸 안는 영화의 힘_ 황혜진
6. <안시성>, 잊혀진 승전사의 소환_ 김병재
7. <인랑>, 이야기의 전제가 초래하는 불편_ 김시무
8. <허스토리>,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반복해서는 안 되는 이유_ 박유희
국외영화 리뷰
1. <레이디 버드>, 엄마와 딸 그 격렬하고 아름다운 관계에 대하여_ 조혜정
2. <더 스퀘어>, 다음 세대를 위한 전시_ 윤성은
3.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일상의 숭고미를 발견하는 여정_ 송효정
4. <셰이프 오브 워터>, 초록과 빨강의 대비로 완성되는 로맨스 판타지_ 김윤아
5. <쓰리 빌보드>, 미국 사회의 문제와 정면 승부하는 여성_ 박태식
6. <어느 가족>, 유대와 고독의 이중적이고 모순된 정조_ 곽영진
7. <유전>, 지워지지 않는 가족의 얼룩_ 손시내
8.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진심을 들여다 볼 축복의 시간_ 최재훈
9. <콰이어트 플레이스>, 침묵에 관한 가족 공포영화_ 서성희
신인평론상
단평: 추억과 현실을 횡단하는 여행자-<소공녀>론_ 조한기
장평: 악마와 손에 키스를-<엘리자의 내일>론_ 조한기
심사평: 세심한 분석, 세련된 심미안, 유연한 문장_ 이현경
수상소감
편집자의 말_ 박우성?성진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 기획특집
단지 ‘미투 운동’에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국영화가 그간의 성과와 상관없이 젠더 감수성의 차원에서 다분히 문제적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결국 영화는 어떻게 찍고, 그렇게 찍은 것을 어떻게 이어붙이냐의 질문, 즉 재현의 결과물이다. 한국영화는 지금껏 재현의 과정에서 의식/무의식적으로 성차별적 서사, 여성 신체의 도구화, 폭력적 가부장 이데올로기 등을 조장하거나, 용인하거나, 못 본 척 해왔다. 좀 더 과감하게 말해, 한국영화사 자체가 여성 차별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이것이 기획특집을 “한국영화, 페미니즘, 그리고 재현”이라는 의지로 마련한 이유다.
- 전고운 감독론 중
“노력은 하고 싶지 않은데 부자는 되고 싶어요.” “하마터면 노력할 뻔했네.” 그저 뼈 있는 농담이나 풍자로 치부하기엔 말에 묻은 무게가 만만치 않다. 노력이란 가치에 이토록 거부감 느끼는 건 현실의 팍팍함을 개인의 역량으로 몰아붙이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반발일 것이다. 한때 노력은 상승을 위한 징검다리였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잠시 오늘을 담보 잡히고 매진하면 도달할 수 있는 성공이 있었다. 적어도 있었다고 믿어졌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이미 승자와 패자가 정해져 있는 사회에서 개인의 노력은 점차 헛발질로 인식되어 간다. 3루에서 태어나 본인이 3루타를 친 줄 알고 있는 이들의 무감각한 성공담과 함께 청년들의 자존감은 수면 아래 깊게 잠겨 가는 것이다.
- 리틀 포레스트 중
겨울, 배낭을 메고 소복이 쌓인 눈길을 걸어 집에 도착한 혜원은 마루에 눕는다. 서울에서의 거친 일상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갈 것인지 뿌리를 내릴 것인지 결정해야 할 나이가 된 것이다. 한기가 차오는 방안을 녹이기 위해 난로 불을 지피고, 텃밭에서 얼어붙은 배추라도 캐 와야 쌀밥에 된장국으로 허기를 채울 수 있다. 아침 햇살이 들어와 국방색 점퍼를 입고 눈을 치워야 한다. 해설은 ‘몸이 꽁꽁 얼었을 때 수제비와 배추부침개’에 대한 추억을 풀어낸다. 밤이 되자 낮에 과수원 트럭을 몰던 재하와 농협에 다니는 은숙이 합류한다. … 봄, 시루떡을 만들어 먹고 장작을 패고 김치전에 막걸리를 만들어 먹고 뜨개질을 하면서, 재하와 오구의 집을 만들고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재배하는 것을 지켜보며 기다리던 계절이다. 들판은 온통 녹색으로 번져 간다. 쑥을 캐고, 감자를 심는다. ‘기다림을 알아야 맛있는 것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