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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과학사회학(STS)
· ISBN : 9772799766009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인공지능이 인간을 닮아가는 시대, 사회와 윤리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
“과학기술은 사회의 산물이며 윤리는 과학기술의 외부에 존재하는 ‘감시자’가 아니다. 윤리는 과학기술을 구성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공공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내재적 조건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닮아가는 시대, 우리는 윤리를 통해 인간과 기술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 홍성욱, 「들어가며」 중에서
『과학기술과 사회』 8호의 특집 주제는 ‘인공지능 시대, 사회와 윤리를 다시 생각한다’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확산하며 삶과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챗봇, 자율주행차, 의료 영상 분석, 법과 기업의 결정까지,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며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다시 그린다. 이는 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새로 쓰고 윤리, 책임, 신뢰, 공정성과 같은 핵심 가치들을 시험한다. 이처럼 기술 발전의 혜택 뒤에는 복잡한 질문들이 따른다.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인공지능의 윤리를 판단하고, 책임을 나누며, 위험과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인가? 윤리는 기술 뒤를 따르는 수동적 장치가 아니라 이를 이끄는 능동적 원리가 될 수 있을까? 이와 같이 복잡하고 미묘한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 『과학기술과 사회』 8호는 ‘인공지능 시대, 사회와 윤리를 다시 생각한다’를 특집 주제로 삼아, 기존의 추상적 윤리 담론을 넘어, 인공지능 윤리의 실천 가능성과 제도화를 고민하는 세 편의 기획논문을 모았다.
먼저 권유빈(서울대학교 과학학과 박사과정)과 홍성욱(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은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들이 발표한 AI 윤리 가이드라인의 추세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형식적 권고의 수준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현행 윤리(ethics-in-action)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안소영(LG AI 연구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구체적인 기업 현장의 사례를 통해 분석하면서 ‘기업의 윤리 실천’이 단순한 이미지 전략이 아니라 제도화된 실천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과 조건들을 모색한다. 천현득(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은 최근 인공지능, 특히 대형 언어모형의 개발과 확산 속에서 등장한 ‘윤리성 평가 가이드라인’의 제작 과정에 대한 경험을 철학적으로 반추하면서, AI의 윤리성을 수치화하고 평가하려는 시도가 갖는 기술적・사회적・철학적 함의를 짚는다.
인공지능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가는가?
AI안전연구소 김명주 소장과 과학기술학자 홍성욱, 권유빈의 인터뷰
“규제, 특히 ‘최소한의 규제’는 발전과 개발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진짜로 오랫동안 지속됐으면 좋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도입된 것이기에 다소 부담스러워도 규제 이야기를 처음부터 하는 거예요. 여러 가지 규제를 들이대면서 AI를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안전한 AI로 더 오랫동안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인 거죠.”
― 김명주, 본문 중에서
‘인터뷰’에서는 AI안전연구소 김명주 소장과 과학기술학자 홍성욱, 권유빈이 만나 ‘인공지능과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챗GPT 출시 이후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 우리의 삶과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명주 소장은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보안, 설명 가능성과 같은 다양한 문제점을 짚으며,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AI 사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아가, 이러한 규제가 단순히 개발자에게 부담을 주고자 함이 아니라 국내 AI 기업 세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게끔 돕는 협력임을 강조한다.
기획논문
권유빈·홍성욱은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에서 인공지능 현행 윤리로」에서 추상적 원칙과 기술적 해법 사이의 맥락 의존적인 실천을 강조하는 ‘현행 윤리’ 개념을 제안한다. 기존의 AI 윤리 가이드라인이 서구 중심적 관점에 치우쳐 있으며, 추상적 원칙 수준에 머물러 실천적 적용에 한계를 보인다. 이 논문은 기존 AI 윤리 가이드라인의 역사와 대표적 사례를 개괄하고, 이에 대한 서구 내부의 비판과 동양 및 제3세계 철학에 기반한 대안적 접근을 검토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적 윤리 가이드라인도 구체적인 맥락에서 실행을 담보하지 못하기에, 수행적·정치적·관계적·공진화적 특성을 보이는 ‘현행 윤리’ 개념을 ‘제3의 길’로서 검토한다.
안소영은 「기업의 AI 윤리 실천: LG AI연구원의 사례 분석」에서 LG AI연구원의 AI 윤리원칙 이행 사례를 분석한다. 특히 AI 윤리영향평가, 데이터 컴플라이언스, 연구개발, 윤리 인식 증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책임 있는 AI의 실행 과정을 고찰하고, EXAONE 모델의 오픈소스 공개, AI 교육 프로그램, 국제 협력 등을 통해 AI 기술의 혜택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포용적 AI를 위한 노력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AI 윤리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적 요인을 규명함으로써 체계적 거버넌스 구축, 연구개발과 윤리의 통합, 대내외 이해관계자 참여 확대가 성공적인 AI 윤리 이행의 핵심 요소임을 밝힌다.
천현득은 「대형언어모형의 윤리성 향상을 위한 평가 가이드라인의 제작과 그 의의」에서 “범용 언어모형의 윤리성 및 사회성 표준 가이드라인”(2024)을 소개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범용 언어모형의 응답이 윤리적으로 적절한지 부적절한지를 평가하기 위해 네 가지 범주와 각 범주의 하위 분류체계를 제시하고, 각 분류군의 도입 근거와 사용자와 언어모형 간 대화 예시도 함께 제공한다. 그는 이 가이드라인의 한계점을 짚으면서도,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의 윤리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노력과 인문사회 연구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인터뷰
인터뷰 「인공지능과 미래: 낯선 존재가 여는 불확실한 지평에 대한 성찰적 대화」에서는 AI안전연구소 김명주 소장과 과학기술학자 권유빈, 홍성욱의 대화가 실렸다. 최근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우리의 삶과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챗GPT 같은 AI 비서를 사용하는 개인의 일상은 더욱 편리해지고, 산업 현장에서는 효율성과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 알고리즘 편향, 통제 불가능한 위험 등도 커지고 있으며, 이런 문제를 완화하거나 해결하려는 노력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가는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AI 보안 전문가 김명주 소장과 AI가 가져올 미래와 그에 따르는 인간의 책임, 그리고 안전한 활용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과학기술정책 이슈
과학기술정책 이슈 「과학기술과 국제 정치의 새로운 만남」에서는 국가적·국제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과학기술 외교에 대해 살펴본다. 최근 국제 질서는 과학기술을 매개로 경제와 안보가 새로운 판도로 재편되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기술을 매개로 하는 외교 전략의 정교화는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다. 우리도 이제 변화하는 국제 과학기술 질서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뿐 아니라, 그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전략적 시야를 가져야 한다. 이에 『과학기술과 사회』 편집부는 과학기술 외교의 개념과 사례를 소개하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 과제가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나아가, 국제 표준과 규범이 경쟁적으로 형성되는 분야에서 능동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주도권을 확보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일반논문
조수남은 「인간을 닮은 오토마타의 외형·디자인과 인간과의 상호작용」에서 로봇의 외형 및 디자인에 대한 인간의 감정적 반응의 양상은 개별 국가의 사회・문화적 맥락과는 무관한 것인지 질문한다. 서유럽 사회가 휴머노이드 오토마타에 어떻게 반응했고, 그러한 반응에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다양한 1, 2차 문헌과 당대 신문 자료 등을 활용해 역사적으로 인간을 닮은 오토마타의 외형이나 디자인이 어떠했으며, 대중 앞에 어떻게 등장했는지, 그에 대한 대중의 인식 및 반응은 어떠했는지 들여다본다. 나아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과 로봇의 친화적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각 사회의 세계관이나 사회·문화적 관념 등을 고려한 디자인 설계가 필요함을 짚는다.
서평
최석현은 「라투르를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에서 김환석의 『브뤼노 라투르』를 다룬다. 최석현은 이제껏 국내에 한국어로 쓰인 라투르가 없었음을 짚으며, 이 책이 라투르 공부를 시작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개념적 조감도를 제시할 것이라 평가한다. 또한, 책의 분량이 짧아 라투르의 사상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아쉬움에 대해 말하면서도, 그 아쉬움에서 뻗어나가는 것은 독자의 몫임을 강조한다.
정우현은 「현재진행형의 과학은 어떻게 소개되어야 하는가」에서 조진호의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를 리뷰한다. 정우현은 이 책이 기존 시리즈와 다르게 특정 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 위한 홍보 도서로 기획되었음에도 ‘익스프레스’라는 제목을 붙인 것에 대해 아쉬움과 우려를 표한다. 그럼에도 저자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다소 어려운 생명과학 이야기도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어, 생명과학과 신약 개발에 관심 있는 청소년에게는 유용한 입문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환은 「기후위기 시대의 한국인 기원론」에서 박정재의 『한국인의 기원』를 다루었다. 이 글에서 현재환은 고유전체학, 고기후학, 고고학, 언어학의 최근 연구 성과를 활용해 현대 한국인의 형성에 자연적 기후변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현재환은 저자가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융합적으로 서술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분야 간의 위계에 대한 가정, 한반도 전체의 역사를 설명하는 기후결정론 관점, 그리고 이 전체 서사의 주체로 가정한 ‘한민족’이라는 개념에 대해 과학기술학의 관점으로 면밀히 검토한다.
『과학기술과 사회』 소개
“과학과 사회의 접점으로서 과학문화를 말하다!”
‘과학기술과 사회는 닮은꼴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실험적인 매체, 『과학기술과 사회』
과학기술과 사회는 닮은꼴이라고 한다. 과학기술을 보면 그 사회를 대략 알 수 있고, 거꾸로 사회를 보면 과학기술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 사회에서는 민주적 형태의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권위 사회에서는 왜곡된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런 닮은꼴은 흐트러진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지속가능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을까? 경쟁적인 사회 속에서는 과학기술도 경쟁적인 모습을 가질까? 우리가 어떤 미래를 만드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과학기술도 달라질까?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는 한국의 과학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과 상호구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설립된 모임이다. 과학기술학(STS), 과학기술사, 과학기술철학, 과학기술정책학,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 같은 학문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들과 과학커뮤니케이터, 과학관 큐레이터, 과학문화 영역의 활동가들, 그리고 과학문화나 사회에 관심을 가진 현장 과학기술자들을 연결해서 한국의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이해하고 개선하는 것을 꾀하고자 한다. 2022년 창간된 교양학술지 『과학기술과 사회』는 이러한 학술적·실천적인 활동의 첫 성과이다. 『과학기술과 사회』는 한국의 과학기술과 사회가 빚어내는 문제와 갈등을 이해하려는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목표와, 이를 완화하고 해결하려는 실천적인 목표를 지향한다.
목차
들어가며 _ 홍성욱
기획논문 인공지능 시대, 사회와 윤리를 다시 생각한다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에서 인공지능 현행 윤리로 _ 권유빈·홍성욱
기업의 AI 윤리 실천: LG AI연구원의 사례 분석 _ 안소영
대형언어모형의 윤리성 향상을 위한 평가 가이드라인의 제작과 그 의의 _ 천현득
과학기술정책 이슈 과학기술과 외교
과학기술 외교, 과학기술과 국제 정치의 새로운 만남 _ 편집부
일반논문
인간을 닮은 오토마타의 외형·디자인과 인간과의 상호작용 _ 조수남
인터뷰
인공지능과 미래 : 낯선 존재가 여는 불확실한 지평에 대한 성찰적 대화
_ 김명주 (인터뷰이)
_ 홍성욱·권유빈 (인터뷰어)
서평
라투르를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_ 최석현
김환석, 『브뤼노 라투르』
현재진행형의 과학은 어떻게 소개되어야 하는가 _ 정우현
조진호,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
기후위기 시대의 한국인 기원론 _ 현재환
박정재, 『한국인의 기원』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설립 취지
『과학기술과 사회』 제9호 투고 안내
책속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인 능력을 보완하고, 또 대체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재조정하고, 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 방식을 다시 쓰며, 더 나아가 윤리, 책임, 신뢰, 공정성과 같은 핵심적인 사회적 가치들에 도전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 진보에 대한 찬탄과 함께, 복잡하고 미묘한 질문들을 우리 앞에 던진다. (……) 『과학기술과 사회』 8호는 이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 “인공지능 시대, 사회와 윤리를 다시 생각한다”라는 주제를 기획 특집으로 잡았다.
―홍성욱, 「들어가며」
그동안 AI 윤리는 주로 철학이나 윤리학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AI 윤리에 대한 철학자 및 윤리학자들의 논의도 의미 있지만, 이들의 접근은 대체로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상위 수준의 윤리를 고안하는 데 집중되어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거나, 서구 중심적 담론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철학적 윤리학은 ‘기술은 인간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인간-기술의 이분법을 전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이에 본 연구에서는 STS적 감수성을 반영한 수행적·관계적·정치적·공진화적인 AI 현행 윤리를 제시하고자 했다.
―권유빈·홍성욱,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에서 인공지능 현행 윤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