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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세계명작
· ISBN : 9788906702099
· 쪽수 : 260쪽
책 소개
목차
두더지의 봄나들이
쥐와 두더지의 즐거운 소풍
두더지의 새로운 생활
화려한 두꺼비 저택
두꺼비의 첫 번째 모험
숲 속의 신사 오소리 아저씨를 찾아서
숲 속에서 조난당한 두더지
마침내 찾은 오소리의 집
오소리 집에서의 즐거운 시간
오소리 아저씨, 안녕
제 설움에 울어 버린 두더지
작아도 즐거운 나의 집
두꺼비 버릇 고치기 작전
엉큼한 두꺼비, 유유히 탈출하다
감옥에 갇힌 가련한 두꺼비
변장한 두꺼비, 감옥을 탈출하다
두꺼비의 두 번째 모험
두꺼비 위기를 모면하다
여자 뱃사공과 두꺼비의 시비
두꺼비 뱃사공에게 보복하다
길에서 만난 세 번째 모험
다정한 옛 친구 쥐를 만나다
집을 빼앗긴 두꺼비
두꺼비 저택 탈환 작전
완전 무장하고 전투장으로
기습 공격으로 빛나는 승리
다시 돌아온 두꺼비 영웅
두꺼비 저택에서 열린 잔치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배 안이든 바깥이든 상관없어. 또 어딜 가든지 가지 않든지, 목적지에 가거나 엉뚱한 곳에 다다르거나 그까짓 건 별일 아니지. 우리는 늘 바빠. 그렇다고 뭐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절대 아니지만. 한 가지 일을 하고 나면, 또 새로운 일이 생기게 마련이야. 꼭 계획대로 살 수는 없잖아. 이봐! 오늘 정말로 할 일이 없다면, 나와 함께 강에서 하루를 보내지 않을래?”
쥐의 말에 두더지는 그저 기쁘고 즐겁기만 했다. 두더지는 발가락을 까딱까딱 움직이기도 하고, 만족스러운 듯 가슴을 부풀리기도 하면서 폭신한 방석에 기대더니 행복한 목소리로 말했다.
“날이 정말 좋지 않니? 바로 출발하자!”
“나도…… 보잘것없고…… 더럽고…… 좁은 곳이라는 걸 알아. 흑, 살기 좋은 너의 집이나…… 멋있는 두꺼비의 집이나…… 흑…… 큰 오소리의 집과는 견줄 수도 없지만…… 나의 작은 집인데. 흑, 난…… 그 집이 좋아. 집을 나온 뒤로는…… 집 생각을 깨끗이 잊었는데…… 그런데…… 아까 갑자기 길에서…… 우리 집 냄새를 맡았어. 흑……, 난 널 불렀지만…… 넌 와 주지 않았어. 흑흑…… 그리고 이것저것 생각하니 갑자기 집에 돌아가고 싶어졌어. 그런데 넌 와 주지 않았어. 흑흑,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 바로 옆이었는데. 잠깐이라도 보았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그런데 넌 와 주지 않았어……. 아, 아! 흑흑!”
생각하면 할수록 서러운지 두더지는 더욱 소리 높여 크게 울어 버렸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쥐는 다만 두더지의 어깨를 토닥거려 줄 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얼마 후 쥐가 힘없이 말했다.
“이제야 알았어. 난 돼지같이 둔한 놈이었어. 난 돼지야. 정말 돼지 같아.”
쥐는 두더지가 울음을 그치기를 천천히 기다렸다. 이윽고 쥐는 일어서며 조용히 말했다.
“자, 이젠 가 볼까?”
두꺼비는 자신이 한 일이 우습고 통쾌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마치 미친 여자처럼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역시 나다워! 언제든지 마지막에 승리하는 건 두꺼비가 될 거야! 나를 자동차에 태우도록 꾀를 부린 게 대체 누구지? 맑은 공기를 마시겠다며 앞자리에 앉게끔 꾸민 것은 누구지? 운전을 나한테 맡기도록 만든 것 또한 누구지? 속 좁고 욕심 많은 겁쟁이 신사들을 진흙탕에 남겨 둔 채, 상처 하나 없이 날쌔게 공중제비를 해서 도망친 이가 과연 누구란 말이야? 하하, 모두모두 두꺼비지! 영리한 두꺼비, 위대한 두꺼비! 만세!”
두꺼비는 또 우쭐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자기가 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잘난 것처럼 으스댔다.